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은 화려함과 음악적인 깊이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더구나 작곡자가 피아노의 명인인만큼 피아노가 갖는 기능을 초고조로 발휘하고 있어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는다. 정성들여 쓴 피아노 부분과 세련된 오케스트라 파트의 어울림과 대비는 미루투오조 작곡가인 파가니니나 리스트처럼 기능적인 기굑에만 매달리지 않고 아름다운 선율과 고고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바탕으로한 라흐마니노프의 독창적 매력은 시대가 갈수록 더욱 빛나고 있다. 4곡의 협주곡이 모두 단조로 되어있는데 이는 라흐마니노프가 서정적인 선율을 우위에 둔 협주곡을 의도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제1번 F#단조 작품 1(1891년 작곡. 1917년 개작)
모스크바 음악원 재학중인 1890년에서 1991년에 걸쳐 작곡되었다. 이 협주곡을 통해 작곡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1917년 가을에 새롭게 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차이코프스키를 듣는 듯 장중하고 화려한 악상이 전개된다. 그리그와 쇼팽의 영향도 나타난다. 1악장의 카덴짜에서 호탕하고 쾌활한 가운데 라흐마니노프의 비루투오조적인 성격이 잘 나타난다. 러시아적인 서정성도 충분히 드러난다.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지만 라흐마니노프 자신은 큰 애착을 갖고 있었던 작품.
제2번 C단조 작품 18
라흐마니노프의 작품들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가장 널리 연주된다. 구조의 완벽함과 라흐마니노프의 천부적 서정성이 그의 피아니즘에 잘 연결된 명작이다. 간간히 나타나는 낭만적인 가락은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효과가 있다. 전곡을 통해 흐르는 멜랑코릭한 정서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다.
1악장 도입부의 엄숙하고 장중한 피아노의 화음은 크레물린 궁전의 종소리라고 불리는 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이어서 정열을 누르며 나타나는 현의 흐느낌은 라흐마니노프의 전 작품 가운데 최고의 압권이다. 2악장의 촉촉히 젖어드는 로맨틱한 느낌도 일품이다. 제1번의 혹평으로 노이로제에 걸렸던 그를 치료한 니콜라이 니르박사에게 헌정되었다.
제3번 D단조 작품 30
1910년 뉴욕에서 작곡자의 독주로 월터 팀로쉬가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에 의해서 초연되었다. 라흐마니노프는 ‘미국을 위해 작곡하였다’고 말하고 있으나 내용상으로는 미국과 연관된 것은 없다.
제2번에 이어 가장 많이 연주되는 작품이다. 내용은 제2번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피아노의 기능을 최고도로 발휘하도록 씌여졌고 선율이 매우 아름답다는 것이 특징이다. 3악장의 곡을 마무리짓는 단호한 엔딩은 압권이다.
제4번 G단조 작품 40(1927, 41년 개작)
망명후 거의 10년이 지나 생활의 안정을 찾은 라흐마니노프는 여름이면 스위스 루체른 호반의 별장에서 비냇다. 1926년 여름, 오랜만에 작곡에 착수하여 이곡을 만들었다. 풍부한 악상을 담고 있지만 기법적으로는 이전에 작곡한 협주곡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 슬리브 노트중에서. 김 진묵(음악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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