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평균율 클라비어 전곡집은 19세기 대지휘자 한스 폰 뷜로우가 '구약성서'에 비유했을 만큼 피아노 음악사에 찬연히 빛나는 불멸의 명곡이다. 에드빈 피셔는 전통을 자랑하는 라이프치히 연주양식을 완전히 소화하여, 지적이면서도 웅대한 구성력과 힘찬 정열이 돋보이는 금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이다. 대칭되어 나타나는 선율마다 주역이 아닌 선율은 뒤로 물러나 주가 되는 선율을 뒷받침하여, 서로 상조하면서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마술사와 같은 터치가 매력 포인트이다. 구도자의 자세로 임하는 모습인 피셔의 연주는 단아하면서도 치밀한 설득력이 주축을 이루는 범 우주적 세계를 시사하는 고요함이 격정속에 투영되어 제 갈 길을 찾는다. 1933년부터 36년에 걸쳐 완성한 역사상 최초의 전집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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