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젤리스와 바실리스가 함께 한 반젤리스 베스트 앨범.
<ORAMA> 앨범에서 우리의 눈에 쉽게 띠는 네 곡은 물론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삽입곡 <사랑의 테마>, <레이첼 노래> 와 영화 ‘실종’의 메인테마 <실종> 그리고 ‘1492-콜럼버스’의 <천국의 정복자> 등이다. 그리스출신의 정상의 클라리넷 연주자 Vasilis Saleas의 첫번째 솔로 앨범이다.
반젤리스와 바실리스가 함께 한 반젤리스 베스트 앨범
머리위로 떠있는 별을 자신이 가야하는 길의 지도로 알고 가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 완벽한 하나의 별이 갈 길을 훤히 밝혀 주던 시대는 얼마나 찬란했던가?
고대 그리스 문화는 알려진 바와같이 일찍이 서양의 모든 문화의 흥망성쇠의 길에 선험적 좌표를 제공했다. 그러나 수 천년이 지나 그 길을 밝혀주었던 별은 다른 동서양의 근대 문화에 밀려 조용히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수많은 제각각의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영혼들이 구심점을 잃어 이제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카오스의 세계속에서 정처없이 타락과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그들이 진실된 문화적 충족을 맛보고 싶다면 그리스 문화야 말로 언젠가는 그들이 반드시 회유하고 싶어 하는 ‘향수어린 정신적 고향’이 되리라.
호머의 절대적 삶의 내재성에서 플라톤의 초월성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인들의 미학적 목적은 형식의 강제가 아니라 내부에 잠자고 있는 형상화되어야 할 모든 영혼들을 표면으로 의식화시키는 작업이었다. 그런 철학적 미학들은 수세기 세월 동안 전통을 통해 현재의 그리스문화에 면면이 이어져오고 있다. 그리고 지금 현대 그리스의 대중문화의 최고 거장으로 일컫어지는 반젤리스(Vangelis Evangelos Papathanassiou)와 그의 뒤를 잇는 신성(新星) 바실리스 살레아스(Vassilis Saleas)에게 이어져 정신적 고향을 갈망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비젼’을 제시하고 있다.
“진정한 음악은 우리의 영혼 깊숙한 곳에서 온다”는 반젤리스의 음악철학과, 현재 유럽 메디터레이니안 지역 최고의 클라리넷 연주가로 활약을 하고 있는 바실리스의 음악성이 처음으로 만나 위와같은 그리스 정통 음악 철학을 한 곳에 집대성한 역작을 발표하게 됐다. 바로 이 <ORAMA.오라마>(vision.비젼) 앨범이다. 그래서 이 앨범은 반젤리스나 바실리스 등, 이 음반을 만들어 낸 어느 한 주체들의 작품으로서 보다는 과거에 온세계에 빛을 바랬던 그리스 문화의 진정한 영혼이 담긴 그리스 최고의 베스트작중 하나로 꼽힌다.(실제로 이 음반은 96년 발표당시 그리스의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됐다)
오스카상에 빛나는 반젤리스는 엔리오 모리코네, 존 윌리암스등과 더불어 금세기 영화음악을 이끌어온 설명이 필요없는 영화음악 작곡가다. 60년대 말엽부터 70년대 초기까지 그가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그룹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와 80년대의 오스카 수상에 빛나는 영화 <Chariots of Fire(불의 전차)>는 그를 일약 세계적인 영화음악 감독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리들리 스콧 감독의 <Blade Runner (블레이드 러너)> <Missing (실종)>와 90년대의 걸작,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Bitter Moon (비터 문)> 그리고 <The Conquest of Paradise (1492-콜럼버스)>의 사운드 트랙등으로 영화음악의 최고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엔리오 모리코네나 존 윌리암스등과 구별되는 그의 음악적 색깔은 차가운 색깔의 신시사이저와 일련의 건반악기를 가지고 인간 영혼의 본질을 신비로움과 웅장한 스케일로 절묘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광활한 자연과 마주쳐 이를 끝내 개척해내는 의지적 표현, 미래도시에 사는 나약한 인간들의 감흥적 표현 등 순수 휴먼드라마에서 SF영화에 이르기까지 그의 음악은 영화자체를 뛰어넘는 감동을 주고 있다.
그리스 본고장은 물론 유럽 전 지역에서 반겔리스를 잇는 ‘영혼 표현의 새로운 마법사’란 칭호를 얻고 있는 바실리스는 1958년 그리스 태생으로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삼촌에게서 클라리넷을 배우기 시작했다. 11세에 그리스의 Patras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1972년 14세의 나이에 비로소 이미 레코딩 아티스트가 된 이른바 ‘음악적 신동’으로 출발했다. 최근에는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인 집시음악 그룹인 집시 킹즈(Gipsy Kings)의 새로운 앨법 작업 참여와 콘서트 투어를 함께 하며 자신의 그리스 전통 음악과 월드 와이드 재즈를 접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는 개성있고 창조적인 아티스트다. 그는 이번 앨범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3장의 공식 참여 앨범(<Put the tables outside>, <Alexandros>, <Something is happening here>), 그리고 각각 1986년과 1993년의 <Dance with Vassilis> <The breath of the sky>등 두장의 독집, 그리고 1장의 O.S.T(<Years of stone>)음반을 선보였다.
<ORAMA> 앨범에서 우리의 눈에 쉽게 띠는 네 곡은 물론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삽입곡 <사랑의 테마>, <레이첼 노래> 와 영화 ‘실종’의 메인테마 <실종> 그리고 ‘1492-콜럼버스’의 <천국의 정복자> 등이다. 미래의 상황을 잘 드러내는 전자 음악이면서도 어쿠스틱이 갖는 서정성을 잃지 않는 반젤리스의 대표곡들을 바실리스의 동양적 터치가 가미된 다양한 미학들과 목관악기 클라리넷만의 따스한 이미지로 만끽할 수 있다.
이중 SF 영화음악의 대명사격으로 통하는 ‘블레이드 러너’의 <사랑의 테마>는 국내의 많은 CF 배경음악과 국내의 많은 극장용 혹은 비디오 영화에서 흐느적 거리는 색스폰의 정사신의 나른한 소리대신 우아하고 세련되게 다름어진 클라리넷의 고품격 연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또한 전자 악기 하나로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 미래적 개척정신을 표현했던 ‘1492-콜럼버스’의 <Conquest of Paradise>는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뎌 아마존의 깊은 원시림에서의 고요하면서도 무궁한 정적 매력을 발산했던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 신부의 오보에 연주처럼 클라리넷의 영혼을 투시하는 듯한 명징한 선율의 파장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바라보게 한다.
또한 <First Approach>, <The Will of the Wind> 는 그리스 전통의 한 뿌리인 ‘집시음악의 필링’을 가장 잘 살려내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반젤리스와 바실리스는 영혼을 뿜어내는 집시 음악의 내면적 형식을 그들이 추구하려고 하는 음악적 형태의 커다란 지주로 인식하고 있다. 자신들만이 안고 있는 그리스 전통의 뿌리를 찾아 다시 그곳에서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젼을 제시하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앨범 전체의 곡들이 갖는 주요테마인 ‘비젼’을 얘기하는 데는 위 두 곡은 가장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한곡 한곡 반겔리스의 개인적 감독아래 이루어진 이 <ORAMA> 앨범을 통해서 반젤리스와 바실리스는 정신적으로 그리스 음악의 뿌리인, 존재의 본질에 대한 갈구를 짚시 음악이 갖는 그 본질 탐구에 대한 무한한 정열의 형식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이러한 인간의 영혼에 대한 본질적 탐구라는 주제를 놓고 이 <ORAMA> 앨범은 그들의 앨범 타이틀이 의미하듯 우리에게 새로운 비젼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반젤리스와 바실리스의 최대 걸작 - <ORAMA>.
그리스의 위대한 정신적 전통을 계승한 그들만의 첫 작품임과 동시에 1996년 5월 첫선을 보인 이후 최후의 역작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이 용 식(음악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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