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의 최고 걸작!
크로스오버의 시작이자 완성인 앨범.
빌보드 클래식챠트에 530주동안 랭크!
1976년 발매 후 골드레코드, 플래티넘 레코드 수상.
76, 77년 NARM(클래식앨범 최다판매)상 2년 연속 수상.
끌로드 볼링과 플루트의 거장 장 피에르 랑팔이 펼쳐내는 클래식과 재즈의 알맞은 조화.
크로스오버 음악의 시작이자 완성
재즈와 클래식을 결합시키는 아이디어는 조지 거쉰, 데이브 브루벡, 자끄 루시에 뿐만 아니라 최근 내한하여 바하의 '무반주첼로 모음곡'을 재즈로 연주한 칼만 올라와 미니슐츠에게까지 큰 영감을 주었다. 80년대 이후, 클래식과 타 장르의 음악의 왕성한 크로스오버 작업들이 한창이며, 미래의 음악은 크로스오버 뮤직이 차지할 것이라는 예견도 없지 않은 가운데 문제작, "크로스오버 음악의 시작이자 완성의 앨범"이라는 극찬을 아낌없이 받아온 앨범이 국내 출시되었다. "플루트와 재즈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 1번 - 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 No. 1" 이 앨범은 피아니스트 클로드 볼링과 플루트 연주의 거장 장 피에르 랑팔이라는 거목이 만나 이룬 최초이자, 최고의 크로스오버 작품이다. 프랑스의 작곡가이며 재즈 피아니스트인 클로드 볼링은 쿨 재즈의 산뜻하고 지적인 요소와 엄격한 클래식의 형식을 혼합, '클래시컬 크로스오버'라는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만들었다. 바로크 모음곡형식을 독주악기와 재즈 피아노 트리오로 연주되는 이 음반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트럼펫 혹은 클래식 기타 등이 독주악기로 사용된 이 시대에 새로운 실내악을 탄생시켰다.
전무후무한 빌보드 클래식 차트 11년 랭크기록
앨범은 레코드 발명 이후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빌보드 클래식차트에 530주 동안(약 11년) 랭크되었으며, 1976년 발매 이래 골드레코드, 플래티넘 레코드 수상했으며, 또한 미국의 NARM(전국레코드상인연합)상을 76년, 77년 연속 두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바로크와 블루>에서 <센티멘탈>, <자바여인>, <벨로스>까지 더블 베이스에 막수 에디구어, 드럼에 마르셀 사비아니가 참여하여 클래식 플루트의 독특한 프레이징과 재즈 트리오의 스윙감 사이에서 묘한 긴장과 대조의 게임이 펼쳐지는 데, 대담한 대립과 일치 뿐 아니라 우아한 대립과 일치까지도 표현된다. 그를 좋아하는 한국팬들도 상당한 클로드 볼링은 그동안 95, 96, 97년 세차례 내한했는데 이 중 1995년도 내한 연주 시에는 벨기에의 플루티스트 마크 그로웰즈가 솔리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클래식과 재즈의 성공적 만남
위에서 아래로 선을 긋고 그 위에 옆으로 선을 그으면 만나는 지점이 있다. 이 교차점은 종선(vertical line)도 아니고 횡선(horizontal line)도 아닌 '점'이라는 독특한 형태로 나타난다. 예술에서는 다른 양식의 예술이 만나는 점을 매트릭스(matrix)라고 한다. 매트릭스는 새로운 사조의 출발점이 된다.
문화는 이질적인 것의 충돌, 교배, 혼합, 접목을 통해 변해간다. 음악이라고 예외가 아니다.크로스오버 음악은 이질적 음악의 교배로 탄생한 새로운 음악을 말한다. 이는 '장르간의 경계없음'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모든 음악은 크로스오버적 성격을 띈다.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서 사용되는 리듬은 모두 민속무곡에서 차용된 것이다. 그러나 독주용으로 활용된 것이지 그에 맞추어 춤을 추는 댄스음악이 아니다. 쇼팽의 '마주르카'나 '폴로네이즈'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민속음악과의 크로스오버이다. 스트라빈스키도 클래식과 원시적 리듬의 크로스오버를 즐겼다. 음악에서의 인상주의도 문학과 회화의 인상주의와 음악의 크로스오버 현상이다. 이렇듯 크로스오버는 오래 전부터 새로운 창작의 출발점이었다.
재즈는 생태적으로 크로스오버적 성격을 지닌다. 초기 재즈의 트럼펫 연주자인 빅스 바이더벡은 인상주의 화성을 도입했다. 그로부터 30년 후, 듀크 엘링톤은 재즈에 클래식의 형식을 도입하여 보다 규모가 큰 고급스러운 재즈를 의도했다. 다시 30년 후, 클로드 볼링은 본격적으로 클래식 연주자들과 재즈 악단을 위한 작품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80년대 이후, 클래식과 타 장르의 음악이 왕성한 크로스오버 현상을 보이며 세분화된 용어의 정착이 이루어졌다. 클래식과 타 장르의 혼합은 '크로스오버', 재즈와 팝은 '퓨전', 재즈와 민속음악의 만남은 '에스닉 재즈'라는 용어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제 크로스오버는 클래식이 가미된 음악에 국한되어 사용된다. 세계가 좁아지고 교류가 활발해진 현대에서 크로스오버의 대두는 당연한 현상이다.
클래식 음악이 고전으로서의 전형적인 모델을 갖추고 인류사에 기여한 부분은 엄청난 업적이다. 클래식의 미학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상주의 이후의 서양 현대음악은 그 난해성으로 인해 대중들과 사이가 벌어졌다. 작곡가들도 끊임없는 실험을 반복했지만 시대에 맞는 서정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이를 대중음악인들이 해결했다. 이런 점에서 지난 세기의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비틀즈가 꼽힌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비틀즈가 최고의 음악가로 베토벤과 동등한 위치를 차지하게된 근본적 요인은 그들의 음악이 '듣기 좋다'는 것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이 '듣기 좋다'는 명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클로드 볼링은 재즈와 클래식 어법을 동시에 사용한 일련의 작품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다양한 댄스 리듬을 활용한 다악장의 모음곡을 만들어 유명 클래식 연주자를 솔리스트로 초빙, 자신의 재즈 트리오와 함께 연주했다. 모음곡은 여러 개의 무곡(댄스음악)이 나열되는 다악장의 기악곡으로 바하 시대부터 일반화된 형식. 재즈가 본질적으로 댄스 음악이라는 점은 볼링이 모음곡을 만드는데 좋은 재료가 되었다. 다양한 재즈 리듬을 활용한 악장이 클래식 거장들의 솔로로 나타나고 이를 재즈 밴드가 응답하는 방식이다. 이로서 볼링은 재즈의 생동감과 거장들의 비루투오조적인 명인기가 함께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그 결과 볼링은 클래식과 재즈 양쪽에서 지지를 얻는 거장이 되었다. 간혹, 보수적인 클래식 애호가나 재즈 애호가들에게 외면을 당하는 일도 있었으나 그가 대중적으로 거둔 성공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를 얻고있는 본 앨범 '플루트와 재즈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에 10년 이상 랭크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플루트의 거장 장 피에르 랑팔이 솔리스트로 나서서 레코딩을 했지만 이 작품은 세계각지에서 다른 연주자들에 의해 재현되고 있다. 1996년도 내한 연주 시에는 벨기에의 플루티스트 마크 그로웰즈가 솔리스트로 출연했다.
클로드 볼링은 프랑스의 그래미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랑프리 디스크를 여섯차례나 수상했다. 미국의 그래미 상에도 여러번 노미네이트 되었다. 1930년, 프랑스 칸느에서 출생한 볼링은 14세 때 이미 재즈 피아노의 신동으로 알려졌고 곧 직업연주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화성이나 대위법에 관해서 정식으로 배우긴 했지만 대부분의 음악지식은 레코드 감상을 통해 스스로 습득했다. 18세 때에 자신의 딕시랜드 그룹과 첫 레코딩을 했으며, 이후 유럽의 유명한 재즈뮤지션으로 성장하였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유럽으로 귀화한 많은 재즈 뮤지션들과의 만남을 통해 재즈의 깊이에 더욱 빠져들어 갔다. 듀크 엘링턴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이는 후에 그가 크로스오버 작곡가로서의 기틀을 제공하였다. 내한 공연시 어느 인터뷰에서 '크로스오버의 창시자'라는 말에 볼링은 자신아 아니라 듀크 엘링톤이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백편이 넘는 TV 및 영화음악을 썼는데, '볼사리노', '루이지아나' 등이 대표작이다. 팝, 재즈 그리고 클래식 스타일을 혼합시킨 독창적인 작품을 통해 널리 알려졌을 뿐더러, 랙타임, 부기우기, 블루스, 스탠다드 팝 분야의 레코드도 남겼다. 자신의 빅 밴드를 이끌고 재즈 스탠더드를 연주하기도 한다.
김 진 묵(음악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