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중반, 미국 내 흑인들의 삶의 방식으로 대변되던 힙합문화는 국내에 음악·외형적 측면만 이식됐다.
그러나 가리온이라는 이름과 함께 비로소 우리의 힙합 신도 제대로 눈을 뜨기 시작했다. 클럽 마스터플랜을 기점으로 한국 힙합의 시작을 알렸던 가리온은 한국 힙합 신을 통틀어 가장 긴 역사와 뛰어난 랩스킬을 지닌 그룹으로 일컬어진다. 그런 이들의 첫 번째 앨범 ‘Garion’은 팀 결성 후 한참이 지난 2004년이 돼서야 우여곡절 끝에 발표됐다. 한국 힙합 역사상 미국이 낳은 힙합음악을 한국적 감성으로 보듬어 안은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이들이 연출하는 ‘한국적인’ 힙합은 장르를 불문하고 우리 것에 대한 다소 맹목적인 집착에서 음악인들이 흔히 범하게 되는 오류를 재현하지 않는다. 앨범...
가리온은 그 동안 국내 힙합 씬에서 제대로 된 정규 앨범 하나 없이 자신들의 입지를 누구보다 확실하게 구축한, 다소 특이한 면모를 보여주는 팀이다. 몇 년 전부터 그들의 데뷔 앨범을 손꼽아 기다려온 적지 않은 팬들의 존재가 이를 뒷받침해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주된 원동력은 이들의 어느 정도 '검증된' 음악성일 것이다. 각종 클럽 공연 등을 통해 선보인 싱글들과 프리스타일 랩은 이들을 '큰 형님'의 자리에 올려놓았고, 또한 [MP Hip-Hop Project 2000 초(超)] 앨범의 주인공 또한 가리온이 아니었던가. 그로부터 거의 4년만에 발매된 이 앨범은 그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정규 앨범이며, 현재 엇갈린 평가 속에 논란이 되고 있는 화제작(?)이다.개인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이 모든 논란...
가리온(Garion)은 한국 힙합 씬이 형성되던 초기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형님들'이었다. 하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서' 그들의 앨범 발매는 오랫동안 늦춰져 왔고, 청자들의 기대는 커져만 갔다. 그 동안 MC메타가 절충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비롯하여 가끔씩 활동의 그림자를 비추기는 했지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옛날 MP3들을 빼고는 가리온을 만날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에 [가리온](2004)의 발매 소식이 들려왔다. 반응은 기대 반 실망 반이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음악이지만 공개된 곡의 절반 이상이 1998년에서 2000년에 이르는 '옛날'에 만들어진 것들. 한국 힙합의 초기에나 통했던 음악이 지금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아무도 쉽게 확신할 수 없었다. "한 우물만 파다가는 시대를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