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ggaiegah 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거나, 온라인을 통해 Nagga 의 기존 음악들을 접해 본 사람이라면, <Naggative>를 듣고 당황할지도 모른다. Nagga 는 본 음반에 몇 년간의 자신의 모든 변화들을 여과 없이 담아 놓았기 때문이다. 그의 EP <Naggative> 에서는 그가 급변하는 본토 음악의 시류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Style을 접목시켜 완전한 자신의 것으로 훌륭하게 소화해 냈음이 여실히 보인다.
<Naggative> 의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비장한 신디사이징 선율과 Beat가 어우러지는 Intro가 끝나면, 2번 Track Interview With Y.T. 를 통해 Nagga는 본 음반이 목표하는 바를 솔직하게 들려준다. 현재 힙합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그의 시선으로 관철하여, 그 해결책을 <Naggative>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정체된 현 힙합 음악계에 한 사람의 "도전자"로서 의지를 다지는 그와 실력파 신예 MC인 기솔과 Gambino 의 Rapping이 웅장한 Beat 위를 흐른다.
가볍게 들으며 즐길 수 있는 4번 Track "At The Club" 에서는 일상적인 Clubber 들이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대학가 Club 을 찾아다니며 주말을 보내는 우리들 역시 한번쯤은 어떤 화끈한 만남을 꿈꾸지 않는가? 속칭 Club 죽돌이 역할을 맡은 Nagga 와 현재 미국에서 대학에 재학 중인 4LetterCrew 의 여성 Rapper BabeGina 의 영어 Rapping 이 두 남녀의 미묘한 감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특히 Skit으로 처리된 곡의 마무리가 재미있다.
그러나 이 땅에서 힙합을 즐기며 산다는 것이 그렇게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리라. 심플하면서도 한편으로 귀를 심심찮게 간지럽히는 신디사이징 FX 와 EP 사운드와 함께, Nagga 는 자신이 지금껏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아주 솔직한 이야기로 이 길 위를 걸어가는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5번 Track. 자신의 옆에서같이 걷고 있었으나 어느새 생계를 이유로 포기하고 하나 둘 사라져가야 했던 동료들을 회상한다. “견디지 못하고 때려친 애들이 열중에 넷, 두 가지 일을 병행해서 버티고 있는 애들 여섯 중에 셋, 남은 셋은 대책 없이 살지 애초에...”라는 가사는 지금 이 시간 힙합을 꿈꾸고 이 길을 걸어가길 원하는 많은 이들의 자화상일 것이다.
“<Naggative> Does Not Mean Negative.”
본 음반의 Title 과 같은 제목의 6번 Track Naggative 를 통해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독특한 사운드 질감과 언더그라운드에서 명성 높은 DJ Rugged.D 의 Scratching 이, 세심하게 만져진 Panning을 통해 귀를 자극한다. 리스너들이 그의 음악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라며, 그 자신 역시 그럴만한 가치를 갖추고 있음을 소리 높여 이야기한다. 진정한 Nagga 적인 힙합을 그는 "내게 있어 자유는 곧 위대함을 깨우는 것. 내 자신과 싸우는 것. 커나감을 배우는 것." 이라는 가사에 담아내고 있다.
역시 즐기며 들을 수 있는 7번 Track의 Skit 에 이어 8번 Track 이 이어진다. 그와 그녀 사이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만약 이 음반을 듣는 당신이 남성이라면, 이 Track 을 그저 가볍게 듣고 넘겨 버려서는 안된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모습들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도 너무 뻔하지 아니한가? 곡을 들으면서 어쩌면 당신은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Vocal 을 맡은 Hana 의 특색 있는 노래와 함께, 역시 Skit으로 처리한 마무리는 반전의 묘미가 있다.
Nagga 본인 스스로도 오래 전부터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자마이칸 Street Reggae Style곡인 Don't Tratt'a Guess Ma Damp 은 마치 Sean Paul의 곡을 듣는 느낌이다. Nagga 는 이미 Naggaiegah 시절에도 몇 곡의 자마이칸 Style을 선보인 적이 있다. 최근 힙합씬에서도 Reggae Style을 내세우는 뮤지션들이 상당수이고, 그들의 대부분이 Bob Marley 를 언급하고 있으나 필자의 눈에는 그들의 음악이 Reggae의 본질적 문제에 대해서는 썩 만족스럽지 못한, 그저 Style 차용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음악적으로 Bob Marley 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주는 Street Reggae Style 을 통해 Nagga 는Reggae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 Beat 와 Bass 를 통한 긴 여행이 끝나간다. 10번 Track ‘외출’ 은 Nagga 가 자신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한 장의 애정 어린 편지다. 자신의 일상적인 삶을 소재로 하였다. 귀에 부담이 가지 않는 편안한 피아노 화음, 신디사이저 리드, 그리고 부드러운 현악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그는 “Negative”가 아닌, “같이 있음에 그릴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