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힙합 뮤지션들의 모습을 볼 때면 대개 열에 여덟, 아홉쯤은 넘치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자신감'은 모든 인간이 갖추어야할 필수 덕목이긴 하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적지 않은 힙합 뮤지션들의 어깨에 필요 이상의 힘이 들어가 있는 듯 하고, 그들의 앨범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기 과시성 트랙들이 꼭 하나씩은 수록되어 있다. 혹자는 이런 모습들을 가리켜 '에이, 힙합이 원래 그런 장르인거 몰라? 그거 이해 못하면 곤란하지~!', 이렇게 말하곤 하지만 나는 항상 의문스러웠다. 그래 뭐, 8마일이나 BET에서도 랩배틀 하는 거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자랑이랑 상대방 욕만 하다 끝나더라. 그렇다면 자고로 자기과시와 힙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란 말인가. 그래, 좋다. 장르의 특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