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ff McKagan의 음악적 핵심 - 펑크 록
1964년 시애틀에서 8형제의 막내로 태어난 Duff McKagan (본명은 Michael McKagan)는 십대 소년기를 30여개의 시애틀의 유무명 로컬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드러머로 활동했다.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반은 전세계가 펑크의 열병에 시달리던 때였고 시애틀 역시 미국 전역을 통틀어서 개러지 펑크의 기운이 가장 왕성했던 도시의 하나였다 (이러한 토양이 훗날 시애틀 그런지 씬을 형성하게 된다). 19세때 단신으로 LA 이주를 감행한 Duff는 역시 다수의 무명 밴드에서 기타리스트 혹은 드러머로 활동하였는데, 그 대부분은 하드코어 펑크 밴드였던 것 같다 (당시 Duff가 식객노릇을 하고 있던 곳이 훗날 GNR의 중요 송라이터가 되는 West Arkeen의 아파트였으므로 어쩌면 Duff와 GNR의 인연은 이미 형성되어 있었을지도…). 그가 GNR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Aerosmith, Alice Cooper 풍의 음악을 구사하는 베이시스트 구함 ? Slash’라는 신문광고를 보고 Slash와 Steve Adler가 활동하고 있던 Road Crew라는 밴드에 베이시스트로 가입하게 된 것이었다. 이후 GNR의 역사는 여러분이 알고 계신 그대로이다. 여기서 주목할만 한 사실은 음악적으로 상당히 다양한 토양을 가지고 있던 GNR에서 Duff가 차지하는 부분이다. 주지하다시피 Duff의 초창기 음악적 바탕은 바로 펑크/하드코어 계열의 음악들이었고 LA에서도 역시 Duff는 The Fartz와 같은 하드코어 성향의 펑크 밴드에서 활동했던 것이다. 거기다가 그의 의상에서도 감지되듯이 Duff는 Sex Pistols의 베이시스트이자 펑크의 상징과도 같은 Sid Vicious의 광적인 팬이었다. 말하자면 Duff McKagan은 GNR의 펑크적인 면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GNR의 펑크록 관련 커버곡 모음 앨범인 "The Spaghetti Incident? (1993)"에서 Duff는 이전 앨범들과는 달리 대단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The Damned의 ’New Rose’, Iggy & The Stooges의 ’Raw Power’, Misfits의 ’Attitude’, Johnny Thunders의 ’You Can’t Put Your Arms Around Memory’, 이렇게 총 4곡에서 직접 보컬을 맡을 정도로 열성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93년 발표된 자신의 첫 솔로 앨범 "Believe In Me" 역시 대개 펑크적인 면모가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이었고 1996년 Sex Pistols의 Steve Jones, Duran Duran의 John Taylor와 함께 뭉친 프로젝트 밴드 Neurotic Outsiders 역시 그 태생적 특성상 지독히 펑크 록에 경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듯 Duff McKagan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펑크에 대한 한결 같은 열정을 지니고 살아 온 뮤지션이다.
Duff McKagan의 분신 ? Loaded
Loaded라고 한다면 ’뭐지?’ 라며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실상 Loaded는 Duff가 자신의 이름 대신 내건 밴드명이다. 밴드 멤버들 역시 일반적인 록팬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이름들이지만 의외로 꽤 이름값하는 이들인데, Michael Barragan (guitar)은 Plexi라는 밴드 출신이고 Dez Cadena (guitar)는 전설적인 하드코어 펑크 밴드였던 Black Flag과 Redd Kross 등의 밴드에서 활동하던 뮤지션이며 Taz Bentley (drums)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Reverend Horton Heat 출신이다 (하지만 이 뮤지션들이 참여한 레코딩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그 외에 New American Shame의 제프 레딩 (Geoff Reading; drums), The President of The U.S.A. 출신의 기타리스트 데이브 디더러 (Dave Dederer), 에이리언 크라임 신디케이트 (Alien Crime Syndicate) 출신의 마이크 스콰이어스 (Mike Squires) 등이 이번 앨범의 레코딩에 참가하였다. 워낙 록계의 마당발로 유명한 Duff이기에 처음에는 다소 덜 유명한 이런 친구들이 밴드 멤버로 참여한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역시 음악이란 이름값보다는 실력과 멤버들간의 유대감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저런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많이 입었을 법 한 Duff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을 법도 하다. Loaded는 1999년 Duff McKagan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라이브 앨범인 " Episode 1999: Live"를 배포한 후 공식 스튜디오 앨범을 Duff McKagan의 이름으로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소속사인 Geffen사의 내부 문제로 인해 앨범 "Beautiful Disease"의 발매는 무기한 연기된다. 이렇게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워서였을까? Duff McKagan은 기존의 곡들과 함께 새로운 곡들을 녹음하여 Loaded의 이름으로 일본에서만 첫 스튜디오 앨범인 "Dark Days"를 발표하게 된다. 이미 록의 열기가 많이 식어 버린 미국에서의 발매보다는 아직도 골수 팬이 상당수 존재하는 일본에서만의 발매를 선택한 Duff의 결정은 꽤 영리하게 느껴진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한국의 DReam On 레코드와 연락을 취하게 된 Duff는 앨범 "DarkDays"를 한국에서도 발표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명하였고 그 결과물이 바로 여러분의 손에 들려 있는 이 앨범이다. 앨범의 전체적인 기조는 ’역시 Duff!’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철저하게 Duff McKagan의 개인 취향이 잘 반영된 상태이지만 GNR 시절을 연상케 하는 일련의 트랙들 역시 수록되어 있어 밸런스가 잘 맞추어져 있는 느낌이다. 하나씩 살펴 보자면 Loaded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기존 곡인 ’Seattle Head’와 ’Superman’이 그런 스트레이트 록큰롤/개러지 펑크 성향의 곡인 반면 마치 ’Don’t Cry’의 도입부를 연상케 하는 멋진 슬로우 넘버 ’Misery’는 전성기 시절의 GNR을 연상케하는 곡이며 ’Queen Joanasophina’ 역시 초기 GNR 시기의 박력이 느껴지는 훌륭한 펑키쉬 넘버. 이전의 "Believe In Me" 앨범에서도 그러했지만 Duff McKagan은 자신의 개인취향인 골수 펑크 록 보다는 그러한 요소를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에 제대로 믹스다운하여 세련되게 표현해 낼 줄 아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한가지 다행인 사실은 Duff가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을 테크노/인더스트리얼 적인 시도나 Korn이나 Limp Bizkit 류의 믹스츄어를 시도하지는 않았다는 점인데, 이런 점에서 Duff는 꽤나 정통 록을 고집하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쪼록 이 앨범의 발표를 계기로 Duff의 한국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