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통신 '하이텔'을 통해서 결성된 DELI SPICE델리 스파이스는 서로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같이 하기 위해 95년 3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95년 8월, 이제는 90년대 클럽 씬의 메카로 통하는 '드럭'에서의 라이브를 시작으로 96년 1월 데모 테이프를 완성한 델리 스파이스는 하이텔 '모던 락 소모임'을 통해서 자신들의 음악을 확고하게 검증 받았다.
기본적으로 델리 스파이스가 추구하는 음악은 90년대를 대표하는 장르인 모던 락이다. 생기 넘치는 멜로디와 연결되는 발랄한 코러스 라인, 그리고 국내에서는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파퓰러한 기타 사운드 등은 델리 스파이스 연주의 주 테마라 할 수 있다.
현재 멤버는 몇 번의 교체를 이룬 상태에서 기타겸 보컬에 김민규,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 있는 윤준호를 기본 틀로 하여 퓨어 디지털 사일런스 PURE DIGITAL SILENCE와 코스모스COSMOS를 거친 양용준과 1집 발매 이후부터 함께 하고 있는 최재혁, 이렇게 4명으로 이루어졌다.
밴드명 '델리 스파이스'는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던 윤준호가 레스토랑 이름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맛있는 음식'이라는 속뜻을 가지고 있다. 델리 스파이스의 다양한 음악적 센스를 감안한다면 이들의 그룹명은 너무도 잘 어울리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98년 12월부터 광화문 스튜디오에서 두 달 여간에 걸쳐 이루어진 델리 스파이스의 2집 레코딩은 2집 음반에 대한 멤버들의 넘치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실제로 "지금 당장이라도 몇 장의 앨범을 더 녹음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음악적 몰입이 넘쳐흘렀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델리 스파이스의 이번 앨범 안에는 1집에서 미처 선보이지 못했던 진보적, 또는 절충과 완만의 의식으로 결합된 음악들로 가득하다. 델리 스파이스의 2집 앨범은 이전 작을 능가하는 음악성과 연주, 그리고 진보적 시도가 가득 담긴 다양한 아이디어로 집약되었다. 한 마디로 델리 스파이스의 이번 앨범은 기존 1집에서의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다 성숙된 음악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실력 있는 게스트 뮤지션의 기용과 현악 파트의 도용이 크게 작용했는데. 하드 락의 모던화를 이룬 그룹 NOIZEGARDEN노이즈가든의 윤병주와 박건, ECO에코의 김정애, 그리고 홍대 클럽 씬에서 막강한 인기를 얻고 있는 디제이. 프렉탈DJ. FRACTAL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참여가 물론 델리 스파이스의 음악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기는 했지만, 본인들의 음악과는 얼마간 차이가 있는 델리 스파이스의 작업 속에서 미처 발견치 못했던 자신들의 음악성을 발견하는 계기로 해석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