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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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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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 박 목 월 -
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三百里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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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 박두진 시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 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빛이 싫여. 달빛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빛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뉘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휠훨휠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버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 자리에 앉아 위어이 위어이 모두 불러 한 자리 앉아 에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 해는 밝고. 힘차게 솟구치는 정열의 상징이다. 시인의 궁적적인 인생관이 해를 통하여 형상화된 작품으로 순수한 광명과 평화에의 의욕을 주제로 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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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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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 윤동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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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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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한송이 꽃과 같이
그다지도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은 나의 가슴속까지 스며드누나 하나님이 너를 언제나 이대로 밝고 곱고 귀엽도록 지켜주시길 네 머리 위에 두 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어지누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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