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Side 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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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4:13 | ||||
푸른 강변에서 피 묻은 전설의 가슴을 씻는
내 가난한 모국어 꽃은 밤을 밝히는 지등처럼 어두운 산하에 피고 있지만 이카로스의 날개를 치는 눈 먼 조국의 새여 너의 울고 돌아가는 신화의 길목에 핏금진 벽은 서고 먼 산정의 바람기에 묻어서 늙은 사공의 노을이 흐른다 이름하여 사랑이더라도 결코 나뉘일 수 없는 가슴에 무어라 피 묻은 전설을 새겨두고 밤이면 문풍지 처럼 우는 것일까 차고 슬픈 자유의 저녁에 나는 달빛 목금을 탄다 어느 날인가 강가에서 연가의 꽃잎을 따서 띄워 보내고 바위처럼 캄캄히 돌아선 시간 그 미학의 물결위에 영원처럼 오랜 조국을 탄주한다 노래여 바람부는 세계의 내안에서 눈물이 마른 나의 노래여 너는 알리라 저 피안의 기슭으로 배를 저어간 늙은 사공의 안부를 그 사공이 심은 비명의 나무와 거기 묻어둔 피 묻은 전설을 그리고 노래여 흘러가는 강물의 어느 유역에서 풀리는 조국의 슬픔을 어둠이 내리는 저녁에 내가 띄우는 배의 의미를 노래여 슬프도록 알리라 밤을 대안하여 날고 있는 후조 고요가 떠밀리는 아영의 기슭에 병정의 편애는 잠이 든다 그때, 풀꽃들의 일하위에 떨어지는 푸른 별의 사변 찢긴 날개로 피 흐르며 귀소하는 후조의 가슴에 향수는 탄흔처럼 박혀둔다 아, 오늘도 돌아 누운 산하의 외로운 초병이여 시방 안개와 어둠의 벌판을 지나 늙은 사공의 등불은 어디쯤 세계의 창을 밝히는가 목마른 나무의 음성처럼 바람이 울고 있는 노래는 강물 풀리는 저 대안의 기슭에서 떠나간 시간의 꽃으로 피는구나 떠나간 시간의 꽃으로 피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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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3:43 |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이는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의 추억과 별 하나의 사랑과 별 하나의 쓸쓸함과 별 하나의 동경과 별 하나의 시와 별 하나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의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기집애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쟝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위에 내 이름자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렸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돌아오면 무덤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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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2:58 | ||||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곁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떠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에는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의 벌레 울음 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 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 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사자들의 말은 모두 시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제 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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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3:34 | ||||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 되어 젖어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 애정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 그때 그들 머리 위에서는 꽃불처럼 밝은 빛이 잠시 어리는데 그것은 저려오는 내 발등위에 행복에 찬 글씨를 써서 보이는데 나는 자꾸만 어두워져서 읽질 못하고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기진한 발걸음이 다시 도어를 노크하면 그때 나는 어떤 미소를 띄어 돌아온 사랑을 맞이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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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1:57 | ||||
마지막으로 하번 더 별을 돌아보고
늦은 밤의 창문을 나는 닫는다 어디선가 지구의 저쪽켠에서 말없이 문을 여는 사람이 있다 차갑고 뜨거운 그의 얼굴은 그러나 거드러이 나를 대한다 나는 나직히 목례를 보낸다 혹시는 나의 잠을 지켜줄 사람인가 지향없이 나의 밤을 헤매일 사람인가 그의 정체를 나는 알 수가 없다 다음날 이른 아침 창문을 열면 또 한번 나의 눈을 대하게 된다 어디선가 지구의 저쪽켠에서 말없이 문을 닫는 그의 모습을 향해 나직히 나는 목례를 보낸다 그의 잠을 이번은 내가 지킬 차롄지 그의 밤을 내가 지향없이 헤매일 차롄가 차갑고 뜨겁고 어진 사람은 언제나 이렇게 나를 만난다 언제나 이렇게 나와 헤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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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2:30 | ||||
Disc 1 / Side B | ||||||
1. |
| 2:56 | ||||
새들은 언제나 하늘의 별이 되고 싶고
별들은 언제나 땅의 새가 되고 싶고 그래서, 새들은 언제나 하늘의 별이 되는 꿈을 꾸고 별들은 언제나 땅의 새가 되는 꿈을 꾸고 그래서, 새들이 별을 보러 하늘을 쳐다보면 별들이 햇볕속에 잠자고 있어 새에게는 안 보이고 별들이 새를 보러 땅을 내려다보면 새들이 어둠속에서 잠자고 있어 별들에겐 안 보이고 그래서, 새들이 모이면 하늘나라 별들의 얘기 끝이 없고 별들이 모이면 땅의 나라 새들의 얘기 끝이 없고 그러다가 어느날 눈이 펑펑 오는날 별들의 눈을 타고 땅으로 내려오고 어느날 꽃이 펄펄 지는날 꽃잎을 타고 새들이 하늘로 올라가고 그래서, 새들의 땅의 얘기(피 흘림) 너무 슬퍼 별이 듣고 엉엉울고 별들의 하늘 얘기(외로움) 너무 슬퍼 새들이 듣고 엉엉울고 그래서, 별들의 푸른 눈물 눈이 되어 펑펑오고 새들의 붉은 눈물 꽃잎이 되이 펄펄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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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3:01 | ||||
서울은 거대한 마취실
상경 10년 만에 어찌된 셈인지 내마음의 자명고 조그만 슬픔에도 맹렬히 울던 내 양심의 자명고 이제 우는 법마저 까맣게 잊고 깊은 잠속에 떨어져 버렸네 서울은 환각의 스크린 아침 저녁으로 꿈으로 발음 안되는 비극만 상영되고 확실히 보이는것도 그리움도 꿈도 없이 시퍼런 정신마저 갇히어 비몽사몽 흔들리고 있네 자꾸 자꾸 무너지고 있네 내 찢어진 마음의 자명고 둥, 둥, 둥 울릴 그날을 위해 오늘 밥 말아 먹고 있음을 사랑하리 보이지 않는 꿈을 사랑하리 마취 당하지 않는 하느님 말씀으로 살아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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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3:47 | ||||
4. |
| 2:32 | ||||
어머니! 당신은 그먼 나랄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지대를 끼고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나라에 가실때에는 부디 잊지마세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즈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 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은 옥수수 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마세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 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릿 까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 한들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 오면 어머니, 그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윙윙 거릴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똑똑 따지 않으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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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1:57 | ||||
6. |
| 4:39 | ||||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잔 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움이 없어질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의 손을 놓고 돌아간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집개는 하품이 잦앗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탄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짝 놔 주었다 365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