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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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 하루는 제비 한쌍이 날아들거늘, 홍보가 좋더라고, 반갑다 저 제비야, 고루거각을 다버리고, 궁벽 강촌 박흥보 움막을 찾아 드니, 어찌 아니 기특하랴. 수십일 만에 새끼 두마리를 깟는데, 먼저 깐 놈은 날아가고, 나중 깐 놈이 날기공부 힘을 쓰다. 뚝 떨어져 다리가 잘각 부러졌겠다. 홍보내외 어진 마음으로 명태 껍질을 얻고 당사실을 구하여, 부러진 다리를 동여 매여 제집에 넣어주며, 부디 죽지 말고 살아, 멀고 먼 만리 강남을 부디 평안히 잘 가거라. 미물의 짐승이라도 홍보 은혜 갚을 제비거든 죽을리가 있겠느냐. 하루는 부러진 다리가 다 나아가니, 날개 공부 힘을 한번 써 보는데.
진양조) 떴다. 보아라 저 제비가 둥구렇고 구만 장천에 높이 떠, 거중으로 둥둥 펄펄 날거날, 흥보가 좋아라고, 반갑구나 내 제비야, 부러진 다리를 원망 말어라, 고자의 손빈이도 양족이 없었어도, 진나라 가서 대장이 되고, 초한적 한신이도 일지수가 없었으되, 대장단 높은 집이 일군개경을 하였으니, 멀고 먼 만리 강남을 부디 평안히 잘가거라. 제비 저도 섭섭하여라고 빨래줄에 가 내려 앉더니마는 무엇이라고 대답을 하고 구만장천의 높이 떠서 이리 저리 노니는 거동은 아름답고 반가워라 잘 가거라 내 제비야. 만리 강남을 훨훨 날아 들어간다. 아니리) 강남 두견은 조종지망제라. 백조들을 점고하는데, 미국 들어갔던 분홍 제비, 독일 들어갔던 초록 제비, 중원 나갔던 명맥이, 만리 조선 나갔던 흥보 제비 나오. 중중모리) 흥보제비가 들어온다. 박흥보 제비가 들어온다. 부러진 다리가 봉통아지 가져서 전둥거리고 들어와, 예. 제비장수 호령을 하되, 너는 왜 다리가 봉퉁아지가 졌노, 홍보제비 여짜오되, 소조가 아뢰리다, 소조(小鳥)가 아뢰리다. 만리 조선을 나가 태여나 소조 운수 불길하여 뚝 떨어져 대번에 다리가 짝각 부러져, 거의 죽게 되었으나, 어진 흥보씨를 만나 죽을 목숨이 살었으니, 어찌하며는 은혜를 갚소리까, 제발 덕분의 통촉허오. 아니리) 그러기에 너의 부모가 내 영을 어기고 나가더니 마는 그런 변을 당하였구나. 너는 나갈 때 출행날을 받아 줄테이니, 그날 나가거라. 삼동이 지나고 춘삼월이 방장커날, 하루는 흥보제비가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 물고, 만리 조선을 나오는데 꼭 이렇게 나오든 것이었다. 중중모리) 흑운 박차고 백운 무릅쓰고 거중의 둥둥높이 떠 두루 사면을 살펴보니 서촉 지척이요 동해창망 허구나 충융봉을 올라가니 주작이 넘논. 상익토 하익토, 오작교를 바라보니, 오초동남 가는 배는 북을 둥둥 울리며, 어기야 어야 저어 가니 원포귀범이 이아니냐. 수벽사명 양안태 불승청원 각비래라, 날아오는 저 기러기 갈대를 입에 물고, 일점 이점이 떨어지니, 평사낙안이 이 아니냐, 백구백로 짝을 지어 청파상에 왕래하니 석양천이 거있노라. 회안봉을 넘어, 황릉묘 들어가 이십오현 탄야월은 반죽까지 쉬어앉어, 두견성을 화답하고 봉황대 올라가니, 봉거대공에 강자류 황학루를 올라가니 황학일거 불부반 백운천재 공유유라. 금릉을 지나여 주사촌에 들어가 공숙창가 도리개라. 낙매화를 툭처 무연의 펄렁 떨어지고 이수를 지내여 계명산을 올라, 장자방은 간곳없고 남병산 올라가니 칠성단이 빈터요 연조지간을 지내여 장성을 지나여 갈석산을 넘어 연경을 들어가 황극전에 올라 앉어 만호장안 구경하고 정양문 내달아 천안문지내 동관을 들어가니 사 미륵이 백이로다. 요동 칠백리를 순식간 지나여 압록강을 건너 의주를 다달아 영고탑 통군정 올라앉어 안남산 밖남산, 석벽강, 용천강, 좌우령을 넘어, 부산 파발 환마 고개 강동다리 건너, 평양은 연광정 부벽루를 구경하고 대동강 장림을 지나 송도를 들어가 만월대 관덕정 박연폭포를 구경허고 임진강 시각에 건너 삼각산에 올라앉어 지세를 살펴보니 천룡의 대원맥이 중령으로 흘리쳐 금화, 금성 분개허고 춘당, 영춘이 휘돌아, 도봉 망월대 솟아 있고 삼각산이 생겼구나 문물이 빈번하고 풍속이 흐희하야 만만세지 금탕이라 경상도는 함양이요 전라도는 운봉이라 운봉 함양 두얼품에 흥보가 사는지라 저 제비 거동을 보아 박씨를 입에 물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남대문 밖 썩내달아 철패 팔패 배다리 지나 애고개를 얼른 넘어 동작강 월강 승방을 지나여 남태령 고개 넘어 두쭉지 옆에 끼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흥보집을 당도 안으로 펄펄 날아들 제 들보위에 올라앉아 제비 말로 운다. 지지지지 주지주지 거지연지 우지배요 낙지각지 절지연지 은지덕지 수지차로 함지표지 내지배요, 빼드드드득 중중모리) 흥보가 보고서 좋아라 반갑다 내 제비 어데를 갔다가 이제와 당상당하 비거비래 편편이 노는 거동은 무엇을 같다고 이르랴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으로 넘논 듯 당상봉황이 죽실을 물고 오동 속으로 넘논듯. 지곡청학이 난초를 물고 송백간으로 넘노난듯 안으로 펄펄 날아들 제 흥보보고 고이 여겨 찬찬히 살펴보니 절골 양각이 완연 오색 당사로 감은 흔적이 아리롱 아리롱 허니 어찌 아니가 내 제비 저 제비 거동을 보아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 물고 이러저리 거닐다 흥보양주 앉은 앞에 떼르르르르 떨쳐 놓고 백운간을 날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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