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물건, 건물, 그리고 음악에는 시간의 기억이 함께 스며있다. 이런 것들은 유물이 되기도 하고 죽은 것을 권력의 도구로 삼는 습성에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이 새 옷을 입게 되면, 그리고 지금의 시간 속으로 들어오면 단지 향수를 자극하거나 과거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성을 지니게 되며 새로운 의미로 되살아난다. 단절되지 않은 연속성. 애초에 시간은 그런 게 아니었던가. 80년대의 음악적 성과도 그런 것이다. 세기말의 기운이 감돌던 1990년대 후반을 넘어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뭔가가 되살아나는 기운이 퍼지고 있다. 소식과 물증들이 도처에서 속속 들이밀어지고 있다. 단순한 회귀가 아니다. 새로운 스타일의 신진 뮤지션들의 실험적인 분투가 계속 되었고,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