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dstone 1집 'illusion'은
작곡, 작사, 편곡을 맡은 Backtrip(이상현)이 프로듀서로
보컬 MoodStone(이연정)과 함께 2년을 넘게 준비한 프로젝트 앨범이다.
긴 시간을 할애한 만큼 그 섬세함과 원숙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이들은 이미 여러 뮤지션들의 앨범과 공연에 참여하여 그 실력이 인정되어
져 있다.
이번 앨범은 섬세한 리듬의 다운 비트와 무거운 트립합이 주 성향을 이루며,
전체적으로 회색빛 만연의 색채를 띄우지만 Backtrip만의 멜로디적 색체가 전체의 느낌을
함께 유지 하며 마치 회색빛 하늘에 살짝 드러난 무지개를 엿보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들게된다.
이와 더불어 Ambient, HipHop적 색채로 한층 다양함을 추구하지만
그 음악적 본질은 자연스레 유지되는 보컬의 역량 또한 이 앨범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자 이제 그들이 추구하고 말하고 싶어하는 이 앨범의 좀더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 보고
내가 느껴가는 것들에 대하여 청자들과 공감을 꾀하고자한다. .... ....
1. Intro
나즈막한 잡음과 함께 시작하는 기타연주와 간헐적인 퍼커션 연주는
곧이어 들어나게될 장엄함을 암시하는 강렬한 물줄기의 첨단이라 할 수 있겠다.
거친 디스토션의 기타 연주와 fade out에서 크로스되는 보컬의 코러스는
듣는 순간 등골의 서늘함을 안겨줄 정도로 잘 묻어난다.
중반부부터 이어지는 아날로그 신스와 Dub한 느낌의 리듬 프로그래밍이 매우 좋다.
2. 별
환상적인 느낌을 유지해주는 밝은 톤의 패드와 절제된 리듬이 사용된 서정적 보컬곡이다.
곡의 후반부에 연주되는 토속적 파이프 소리를 연상케 하는 신스 프로그래밍이
운동감을 주어 별들의 움직임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3. Shadow
상당히 슬픈 곡조의 보컬 멜로디와 다이나믹한 힙합풍의 드럼 패턴이 절묘하게 조화된다.
역시 그루브의 느낌을 더해주는 Moog Bass의 색감 또한 반드시 매력으로 지적해주고 싶다.
고음 처리에서 자연스럽게 꺽어지는 보컬 또한 이 곡을 쉽게 잊을 수 없는 요인이라 말할 수 있다.
다만 드럼 패턴을 좀더 다채롭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다소 묻어난다.
4. 바보같은사람
얼터너티브한 드럼 연주가 돋보이며, 일렉트로니카적인 면보다는 락과 팝적인 요소가 강한 곡이다.
파워풀한 보컬의 색채는 곡에 대한 감상을 더욱더 몰입하게 해준다.
5. blue-city
현재 싸이키델릭 트랜스 계열에서 발군의 활약을 암암리에 펼치고 있는
Moon5150(김율기)의 작품으로, 여전히 그가 추구하는 사이키델릭적인 음색의
아날로그 사운드 시퀀싱이 살아있다.
자욱한 먼지가 휘몰아 치는 듯한 횡한 벌판에서 홀로 남겨져 무언가를 열망하는 듯한 보컬과
직설적 어구의 가사는 절묘한 신스 필터링에 멋진 궁합을 이루는 진지함을 만들어 낸다.
6. 내안에
아날로그 드럼 머신의 사운드와 매우 리드미컬한 드럼 패턴의 Build up이
상당히 정갈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인더스트리얼적인 신스 사운드와 순간 치고 빠지는 노이즈 리듬 패턴 또한
감상의 묘미임을 강조 하고 싶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 Backward voice와 함께 흘러 넘치는 웅장한 전자 기타 사운드는
이 곡의 탄탄한 구성도에 크게 일조 해준다.
7. 비밀
이 곡은 보컬 MoodStone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으로, 레게풍의 보컬이 매우 인상적이다.
보컬의 영역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창작물이라고 하기엔
그간의 축적된 그녀의 내공의 무한함을 짐작 조차 하기 어렵게 한다.
이에 더불어진 Backtrip의 여전히 매력적인 편곡과 중독적인 금속성 tribal percussion의 리듬감과
둔탁한 소리는 곡이 끝나도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게 된다.
8. 나로하여금
아기자기하고 산뜻한 느낌의 하우스 오르간 루프 솔로는 불현듯 묵직하게 밀려 들어와
폭발할 킥과 스네어의 엇박 리듬과 조우 하면서 결국 듣는이의 어께를 순간적으로 움직이게 하며
심장속에서 용솟음 친다. 그러나 이어지는 눈물을 머금은 듯한 애절한 보컬은
언뜻 부자연스러울 수 있는 분위기를 절묘하게 매칭 시킨다.
감각적인 하이톤 스트링의 공간적 연주와 깔끔하게 딜레이 필터링된 후반부 보컬은
매우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끌면서 끝을 맺어 더욱더 애절함이 가슴에 다가온다.
9. 파노라마
상당히 트립합적인 곡으로, 대단히 무겁고 어두운 느낌에 역점을 둔듯하다.
시종일관 양쪽 귀에서 울리는 아날로그 노이즈 드럼과 깊고 짙은 코러스 보컬을 눈을 감고 들으면
듣는이의 몸을 결국 하늘에 띄워, 내 시선 속 파노라마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 주게될것이다.
10. 그어디에라도
펑키한 느낌의 아날로그 베이스와 산뜻한 드럼 루프뒤에 불현듯 터져오는
리듬감 넘치는 브레이크 비트는 초창기 정글 리듬을 연상 시킬 정도로 격렬하다.
앨범 수록곡중 가장 리듬 비트에 신경을 써서 만든 곡이 아닌가 싶다.
곡의 분위기를 깊게 해주는 Phasing filter 신스 사운드와 다소 의외의 플룻 연주가
다시 격렬한 리듬과 섞이며 어느덧 자연스러운 흥겨움과 함께 묘한 매력으로 결국 다가오게 된다.
11. 악마다운악마
강렬한 제목과 함께 도입부 역시 상당히 강렬하다.
시작부터 가차없이 터지는 공격적인 드럼 프로그래밍과 무그 신스 리드
그리고 보코더 연주는 이 음악의 무한한 호기심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역시 이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교활하고, 사악한 표정이 바로 떠오르는
보컬의 창법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12. 유혹의여유
어린 소녀의 가녀린 음색으로 노래하는 보컬과
Drum & Bass를 연상케 하는 잘 쪼개어진 드럼 프로그래밍이
적절히 귀에 잘 감기는 후렴구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이에 자칫 잃기 쉬운 묵직함을 뭉글뭉글한 느낌의 베이스 톤이 적절히 감싸준다.
13. 너
시종일관 어두웠던 보컬의 색체가 이 순간 만큼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정말 동일인의 음색일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카멜레온 같은 역량을 느끼게 해주며
놀라울 정도로 안정된 고음 보컬 처리의 완숙미 또한 결코 간과 할 수 없는 감상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절제된 드럼과 긴 노트로 연주되는 패드는 적정한 LFO 필터링으로 환상감을 더해주는
아주 산뜻한 느낌의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