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난 해 모 의류와 신용카드의 CF 배경음악을 비롯해 수많은 TV, 라디오 프로그램의 코드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잘 나간다는 몇몇 홍대 클럽은 물론이거니와 뭔가 패셔너블하고 근사한 느낌을 주는 미니홈피나 개인 블로그, 패션쇼 무대 등에서 꼭 한 번씩은 들을 수 있었던 음악은?
A. Skeewiff !!!
'Lounge-Hop'이라는 근사한 음악으로 지난 해 시부야와 홍대 일렉트로니카 씬을 뜨겁게 달궜던 Skeewiff가 세 번째 정규앨범 'Nu Direction'을 들고 돌아와 다시 한번 일렉트로니카 애호가들의 가슴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영국 런던 출신의 Alex Rizzo와 호주 시드니 출신의 Elliot Ireland로 구성된 Skeewiff는 첫 번째 앨범 'It's all gone'과 두 번째 앨범 'Cruise Control'으로 이미 유럽과 일본 시부야 클럽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럽 DJ 겸 앨범 프로듀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렉트로니카 듀오.
Hip-hop, Breakbeats, Rock 뿐만 아니라 Big-Band 스타일의 재즈, 60년대 유럽의고전적인 모드 스타일 등 음악과 패션을 넘나들며 다양한 문화적 소스를 자양분으로 한 재기 발랄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유머러스한 음악'을 모토로 하고 있는 이들의 새로운 앨범은 사실 예전의 캐미컬 브라더스의 음악이나 싱클레어옹의 음악처럼 단번에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거나, 음악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춤을 추게 만드는 음악은 아니다.
하지만 클럽/댄스 뮤직씬 뿐만 아니라 라운지, 시부야케이 등 다양한 음악씬에 깊이 관여하면서 터득한 유행을 읽어내는 예리함이나 다양한 샘플을 예상치 못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감각적 테크닉은 런던과 시부야에서 왜 이들을 '천재 DJ'로 부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퀸시 존스의 명곡을 리믹스한 ‘Soul Bossanova’는 이번 앨범의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표 트랙. 이 음악은 이미 오스틴 파워 2 (The Spy Who Shagged Me)에 수록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명곡이다. 특히 퀸시 존스에 대한 존경과 경의를 나타내고 싶었다는 Skeewiff의 진심이 느껴지는 트랙이다.
시부야 최고 DJ의 개성과 센스, 테크닉이 돋보이는 곡. 오리지널 곡과 함께 비교해가며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 앨범은 전반적으로 지난 앨범과 비슷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보여주고 있지만 Chemical Brothers나 PlumpsDJ를 연상케 하는 공격적인 리프의 활용, Kid Rock과 Limp Bizktit을 떠올리게 하는 하이브리드한 래핑 등 새로운 시도들이 엿보인다.
역동적인 에너지마저 느껴지는 몇몇 트랙들이 눈에 띄지만, 여전히 Skeewiff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Breakbeats가 적당히 스며든 스타일리쉬한 라운지 트랙.
지난 앨범에 이어 경쾌한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그들의 트레이드마크인 '첩보영화OST' 성향의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 거기에 지극히도 Soul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트랙까지... 춤에 목말라하는 클러버들의 취향부터 까다로운 골방 감상자들의 취향까지 두루두루 만족시켜 줄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음악들로 가득 차 있는데...
이번 앨범으로 머지않아 일렉트로니카 씬의 명품 브랜드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Skeewiff! 신선한 복고적 센스와 특유의 명랑함으로 2006년도 일렉트로니카 씬을 또 한번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