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한국의 스크리모(Screamo) 씬은 독립적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고, ‘앨범으로만 보면’ 할로우 잰(Hollow Jan)과 함께 49몰핀스(49Morphines)를 거론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할로우 잰의 구성원들 역시 지금과는 다른 타입의 음악으로 활동해왔으며 같은 이름으로 뭉친 이후 새로운 지향을 갖게 된다. 조금 넓혀 보아도 그다지 크지 않은 하드코어 씬에서 근사한 뮤지션들의 등장이 잦은 건 결과물들이 한정된 지역적 경계와 구성원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가깝게는 일본, 멀게는 유럽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교류하고 있어서이다. 물론 그들이 딛고 선 땅을 간과할 수는 없다. 뿌리 없이 떠돌다 죽어야할 숙명인 인간에게 동료, 그것도 재능 있는 동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