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처음으로 섰던 무대에서부터 나윤선(38)은 그랬다. “〈지하철 1호선〉 주인공이었는데, 전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노래만 불렀어요. 설경구씨나 방은진씨는 일인다역으로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었죠.”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은 “연기도 못하고 춤도 못추는” 모습으로, 더군다나 “남 앞에 나서는 걸 정말 싫어하는” 모습 그대로 뮤지컬 주인공이 됐다. 첫 무대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최근 음반 〈메모리 레인〉으로 다시 팬들 곁으로 다가온 그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터뷰 중간중간 그는 몇차례나 조곤조곤한 말투로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되뇌었다. 이런 그가 무대 위에서 신들린 듯 ‘스캣’(아무 뜻 없는 말로 노래부르는 것)으로 프랑스와 한국의 재즈 팬들을 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