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의 여름방학, 그 일요일의 숲길을 닮은…
Mocca - <My Diary>
싸이월드 팝차트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인도네시아로부터의 스윙잉 팝!
이번 앨범도 미니홈피 배경음악마다 한 곡씩!
Mocca
인도네시아는 상당히 훌륭한 팝씬을 가지고 있다. 극단적인 빈부의 차를 보이는 국가이니만큼 상대적으로 상당한 수를 차지하는 상류층의 취향은 매우 국제적이며 또한 보이지 않는 트렌드를 잘 캐치해 본국에 어울리는 형태로 잘 조형해내는 놀라운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류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밴드가 바로 우리들의 모카(Mocca)!
모카의 시작은 대학동창이던 기타의 리코(Riko)와 보컬의 아리나(Arina)의 인연에서 비롯된다. 1990년대 중반 같은 대학에서 미술과 디자인을 전공하던 리코와 아리나는 평균적인 인도네시아의 밴드들과는 다른 관심사를 담아낸 음악을 하고자 원했다. 그리고 그들은 네 개의 노래를 만들었지만 당시의 밴드멤버들에게 이 노래는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결국 잦은 분쟁으로 인해 당시의 밴드는 쪼개졌고 리코와 아리나는 새로운 멤버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것이 모카의 시작이다.
그리고 발표한 데뷔앨범 <My Diary>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게 된다. 상대적으로 담백하고 미묘한 사운드로 인해 그 감성을 인정받았고 마치 일기를 써 내려간 듯 한 컨셉으로 인해 수많은 팬들의 복잡한 심경을 자극한 것이 그 성공의 의의로 해석된다. 이후 밴드는 이미 라이센스로 발매된 2004년작 <My Friends>앨범으로 그 성공의 여세를 더해가게 된다. 특히 이 앨범에는 인도네시아 팝의 국제적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밥 투투폴리(Bob Tutupoly)와 스웨디시 팝의 선두주자 Club8의 보컬리스트 캐롤리나 콤스테트(Karolina Komstedt)가 참여하여 그 의의를 더욱 높여주기도 했다. 2005년에 이르러 모카는 첫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한다. 그것은 인도네시아의 인기감독인 리리 리자(Riri Riza)가 감독한 <Untuk Rena>를 위한 앨범을 제작한 것이다. 희망차고 기분 좋은 노래들로 꾸며졌다는 평을 듣는 이 앨범은 영화의 성공만큼이나 훌륭한 결과를 남기게 되었고 밴드는 드디어 올해 5월에 최근작이자 세 번째 풀렝쓰 앨범인 <Colours>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My Diary
이번에 소개되는 그들의 1집은 특별하게 제작된 북커버의 훌륭함이 먼저 눈을 잡아 끈다. 기대감을 한 가득 안고 앨범을 CDP에 올려놓으면 이윽고 커버의 훌륭함만큼이나 인상적인 뮤지컬 스타일의 ‘Once Upon a Time’과 ‘Secret Admirer'의 접속곡이 흐르기 시작한다. 마치 뮤지컬같은 구성을 가진 곡으로 첫 소절의 어쿠스틱 기타와 아리나의 청순한 보컬로 기대감을 살포시 고조시킨 후에 적절히 스윙하는 ‘Secret Admirer’의 접속부분이 밴드의 녹록하지 않은 기량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상큼한 플룻으로 서두를 여는 ‘Twist me Around'는 담담하게 설레임을 토로하는 노래이다. 다른 것보다도 기타리스트인 리코의 연주가 매력적이다. 완급을 적절히 조절해가면서 부담되지 않게 프레이즈를 전개하는 천혜의 팝 센스가 빛난다.
그 산뜻함에 찬사를 아낄 수 없는 ‘What If…'는 시기 적절한 곡이다. 한여름에 나오는 이 음반에 이런 보사노바 곡이 실려있다는 사실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앨범 내에서 가장 스윙잉한 노래인 ‘Me & My Boyfriend'에서의 후반부에 더해지는 남성코러스의 유머러스함도 기분 좋게 다가온다.
부드러운 멜로디를 부각시킨 ‘Telephone'은 마치 어드밴티지 루씨(advantage Lucy)를 연상시키며, 뮤지컬의 히로인이 부르는 솔로를 연상시키는 ‘Dream'은 묘하게 듣는 이를 흥분시키는 음악이다.
멜로우하고 재지한 무드의 ‘When The Moonlight Shines'의 부드러운 나른함을 통과하면 그루비한 ‘...and Rain Will Fall’이 흐른다. 'What If'가 담고 있는 보사노바에 사운드가 브라질리언 디바의 모습이라면 이 곡은 60년대 말의 그야말로 팝이 팝일 수 밖에 없던 황금기의 기억에 관한 어프로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and Rain Will Fall’에 이어지는 ‘Life Keeps on Turning'의 그루비 원투펀치는 그야말로 듣는 이를 실신지경으로 이끌며, 또한 이어지는 두 노래는 원래 수록곡에 관한 재편곡 버젼들을 담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