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노 트리오 걸작 앨범 시리즈 제1탄!
에디 히긴스 피아노 트리오의 대표적인 명반이자 스테디셀러! 최강의 구성으로 최상의 피아노 트리오의 매력을 발산하며. ‘고엽(Autumn Leaves)’, ‘As Time Goes By’등 13곡의 스탠더드 곡이 수록된 아름다운 멜로디와 솜털 같은 스윙으로 수놓아진 피아노 트리오의 이상형을 추구한 걸작 앨범.
첫 곡을 접하는 순간부터 귀를 감싸는 사운드로 이내 포로가 되어버리는 에디 히긴스의 연주는 늘 곁에 두고 들으면 들을수록 좋아지는 연주이며 국내에도 적지 않은 팬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선을 보여 일본 재즈 팬의 환영을 받은 앨범으로 2001년 스윙 저널 5월호 골드 디스크 선정, 동년도 7월호 집계 판매 1위를 차지한 본 작은 엘라 피츠제랄드의 보이스와 브래드 멜다우의 연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된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게이코 리의 목소리로 친숙해진 'Beautiful Love', 'Angel Eyes', 여름이면 꼭 듣게 되는 'Estate' 등 13곡이 수록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국내 팬들의 취향에 아주 잘 맞는 연주로 이루어졌으며 특히나 여성 팬들이나 초심자 등 재즈를 잘 듣지 않는 팬들에게도 쉬이 다가갈 수 있는 사운드로 이루어져있다.
해설 (내지 발췌)
거참, 벌써 새벽2시다. 어슬렁어슬렁 일어나기 시작하던 참이다. 실은 오늘 코펜하겐에서 막 돌아와 머리가 완전히 멍한 것이, 이 원고 마감시한은 오늘 중이지만, 멍한 머리로 어설픈 원고를 쓴다면 읽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일이라 생각되어 한숨 눈을 붙일 수 밖에 없었다.
마감시한이 오늘인 것은 비너스의 담당 프로듀서가 모레 뉴욕으로 출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새로운 레코딩에 맞서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든 오늘 중으로 마감을 하는 것으로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원고에 쫓긴 잠이라고 하는 것은 꽤나 괴로운 것이어서, 악몽을 꾸고, 깊이 잘 수 없다. 덴마크에 가기 전에 미리 정리해 두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인데… 라고 몹시 후회를 하고 있지만, 부질없이 뒷북 치는 거나 다름없다…
그러나, 머리는 점점 “Getting Better” 상태가 됐다. 돌연 맥락 없이 영어가 튀어 나왔지만, 덴마크의 재즈 탐사에 한주간 내내 영어로 너무 고생했다. 비너스 담당 프로듀서도 미국에서 통역을 쓰진 않지만 재즈 레코딩의 과정은 그저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스튜디오에서 어떤 식으로 자신의 음악적 의지를 뮤지션에게 전하는 것인지 이번엔 꼭 동행해서 견학하고 싶었다. 어떤 과정으로 디스크라 하는 것이 만들어 지는 것인지 한편으로 나는 매우 설레었다.
이제 슬슬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한 것 같다. 좋아, 여기서 다시 한 번 한 곡 듣기로 하자. 사람을 각성시키는 것은… 깨워주는 것은… 바로 음악인 것이다.
‘Beautiful Love’ 버튼을 눌렀다. 왠지 이 곡의 버튼을 먼저 누른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곡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지금 당신은 어느 곡부터 들어 나가는 걸까? 그저 멍하니 첫 곡부터 듣기 시작하는 걸까? 난 다르다.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아하는 곡부터 들어 간다. 역시 감동이라 하는 것은 개인마다 확실히 다른 것이다. 흔히 물 좋은 클럽에 가서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성에게 먼저 접근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우스꽝스러운 비유지만, 그런 심경과 같은 것이 아닐까? 믿지 않으실지 모르지만 필자는 그러한 곳에 가서 그런 일을 해 본적은 없다. 성실하다고나 할까, 순박하다고 할까. ㅋㅋ
‘Beautiful Love’에게 다가가서 나에겐 행복이 찾아왔다. “캬~ 좋구나”라고 하는 것이 처음 받은 인상이다. 에디 히긴스[Eddie Higgins]가 어떤 피아니스트이고, 이번에는 어떤 스타일로 멋드러지게 치고 있을까? 앨범의 완성도는 어떤가? 등의 검색적이고 평론가적인 기분은 말끔히 사라져 가며 “역시 좋군. 이거야” 하면서 또 다시 난 냉정해야만 하는 집필자에게 용인될 수 없는 탄성을 질렀다.
이 피아니스트에 관하여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요즘 에디 히긴스는 업 되어서 탄력을 받고 있는 듯 하다. 마음이 고양되어 있는 것을 손바닥을 보듯 훤히 알 수 있다. 그는 혹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Beautiful Love]]를…
늘그막의 사랑이라고 하는 말이 있지만, 70살을 훌쩍 넘긴 그가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피아노를 통해서 던지기 시작하고 있다. [Songs of A Woman in Love]라는 앨범을 베들레헴(Bethlehem)에서 낸 것은 테리 모렐(Terry Morel)이라 하는 여성 가수 이지만, 그 남성 판을 해낸 것은 에디 히긴스라고나 할까? 그건 마치 25살 청년과도 같은 피아노 연주다. 처음으로 첫사랑을 하고, 그 여자에게 마음을 전하고 있는 청년처럼. 55초 정도에서부터 주 멜로디도 탄력을 받아, 1분2초 정도에서 예정된 멜로디를 들려주며 거기서 탄력을 붙여 쭉쭉 애드리브 세계로 풀어 나간다. 정말로 긴장감이 넘친다. 근래에 재즈는 젊은이들의 음악이라든지, 나이든 연주자는 재즈를 해서는 안 된다든지, 등의 히틀러 식의 탄압적인 발언을 종종 하고 있는 필자지만, 이러한 예외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에디 히긴스의 연주스타일이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노래가 되어있는 건지도 모른다. 노래가 되어버린 연주. 그것이야말로 내가 평생을 추구해 마지않은 재즈 연주의 요건이었다. 노래가 되지 않는 재즈 연주를 나는 누구보다도 꺼려왔다. 그런 연주를 듣고 있으면 그것보다 지겨운 것도 없다. 그는 마치 아름다운 노래가 되는 연주를 펼치는 일급 뮤지션이다. 결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그리고 스윙(Swing). 스윙의 종류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의 스윙은 실로 단순 명료하다. 걸핏하면 재즈는 어려운 스윙으로 사람을 게임에 빠지게 하지만, 그의 사전에 그런 것은 없다. 난 그저 나만의 스윙을 한다 라고 하는 긴 세월에서의 경험에서 오는 자신감.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있는 스윙. 그것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건네주고 마음과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이다.
필자는 지금, 문득 ‘즐겁게 한다’라고 했다. 걸핏하면, 재즈는 즐기는 것 보다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