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첼리스트 지진경이 숨겨놓은 보석을 다시 꺼내놓았다. 이 음반은 7-8년전 세상에 나와 한국 첼로계에 신선한 자극과 함께 대중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음반이었다. 그 후 음반시장의 침체와 배포사의 사정으로 잠시 우리의 시선을 떠나 있었으나 끊임없는 대중들의 요구와 음반시장의 반응을 받아들여 재발매를 결정했다.
연주자에게는 소품을 연주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누구에게 배워서도 아니며, 타인의 레코딩을 통해 흉내 내서도 아니다. 바로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그 곳에 담아야 하는 부담이며, 때로는 대중앞에 발가벗는 모습 그대로다.
지진경은 일찍이 14세때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하여, 첼로부와 실내악부를 심사위원만장일치로 1등 졸업하여,파리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에꼴노르말에서 최고연주가 디플롬을 받았고, 핀란드 헬싱키시벨리우스아카데미 첼로부 졸업, 시카고 루즈벨트대학원에서 음악석사학위 취득하는 등, 음악적 재능과 열정으로 유럽에서 인정받는 음악가가 되었다.
귀국 후에는 세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독주회, 실내악, 협주 등에서 당연 두각을 나타내 보였고, 년간 80회에 이르는 연주스케쥴을 소화하고 있다. KBS-FM과, 음악잡지 등에서 올해의 연주가로 선정되는 등 그녀의 행보에 언제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KBS주간 한국의 연주가 시리즈 음반 녹음 외 독집으로 3장을 제작 출시하였다.
지진경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누구나 한번 들었던 음반에 대한 문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그녀가 단순히 한국연주자라서도 아니며, 외국유학파라서도 아니다. 첼로의 숨겨진 내성과 성스럽고 신비한 원음을 탐미하는 음악에 대한 본질적 해설이 다르다고 하겠다. 이것은 또한 전혀 화장끼 없는 담백한 소리에 반응하는 우리의 마음이다.
첼로만이 가진 여유로움과 첼로가 원래 가진 내성이 무엇인지 깨닫게하는 연주자, 편안한
대화상대 처럼, 그리고 때로는 솟구치는 열정과 강렬함에 또 다른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녀는 매우 직선적이다.
생기넘치는 에너지, 일체의 허식을 배제한 간결하고도 명징한 예술적 언어로 무장한 감성과 지성, 자유로움과 창조적인 순수함은 아티스트 지진경, 첼리스트 지진경으로 대변 할 수 밖에 없는 숙명적 인간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녀가 일찌기 파리로 떠나 세상의 고독과 눈물을 통해 순화되어진 감성은 처절하리만치 낭만적 감성에 치우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겠지만 그것을 균형잡힌 음악적 세련미와 연주자의 매력으로 다듬어 낸 것은 어떤 작품을 만나더라도 자기자신과의 승부를 먼저 결정짓는 행위로 원숙함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이전 이미 국내외에서 이화경향콩쿨, 교대 콩쿨, 루즈벨트 음대콩쿨에서의 1위 입상과 국립교향악단(현,KBS심포니), 서울시향, 대구시향, 이대챔버 오케스트라, 루즈벨트음대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으로 그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일찍이 인정받아 온바 유학길에서 당대 최정상의 연주가 및 교육가들로부터 음악적 유산을 전수받게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지금도 당대 최고의 비르투오조이자, 명장들로 기억되는 <폴 토르토리에> <야노스 스타커> <라파엘 썸머> <볼프랑 멜호른> <알토 노라스> <로스트로포비치> <앙드레 나바라> 등은 지진경이 가진 천성적인 음악적 역량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한편, 사제관계를 떠나 연주가로서의 철학을 나눌 수 있었던 것 또한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그녀가 진정한 첼리스트로 인정받는 계기가 된 유럽과 미국의 독주회에서 진정한 빛을 발했는데,파리, 헬싱키, 시카고 등의 현지언론으로부터 " 뜨거운 감성과 폭발적 에너지를 지닌 첼리스트"로 평을 얻었는가 하면, 그녀를 가르쳤던 당대 최고의 연주자들로부터도 찬사를 받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