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사탕 같은 멜로디와 찹살떡 같은 그루브, 달콤한 그들의 첫번째 레시피
슈가볼(Sugarbowl) 1st EP 오늘밤
홍대 앞이 대안의 공간으로 잡은 지는 이미 오래, 그 중에서도 이제 서서히 거품이 걷어내 지기 시작되고 있다. ‘홍대’ 라는 이름을 뒤집어 쓰고 근거와 목적 없는 실험성 짙은 음악이 환영 받지 못할 뿐더러, 정통이라는 명목 하에 대중의 NEEDS를 따라가지 못하는 외골수 ROCK이나 HIP HOP도 더 이상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홍대 앞 클럽에 가요계에서 찾지 못하는 듣기 편한 음악을 찾아 오기 시작했다. 홍대 씬이 커지면서 선택권 또한 넓어졌으며 이 씬이 다루게 된 음악의 스펙트럼 또한 넓어졌기 때문이다. 얼마나 정통에 근거했느냐, 얼마나 오랫동안 만들어진, 이름있는 밴드의 음악이냐가 판단의 기준이 아니라, 음악에 몸담지 않은 누군가가 들어도 편하고, 좋은 음악이냐가 그들의 선택의 우선권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슈가볼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있다. 클럽 FF를 비롯해, 타(打), 프리버드 등에서 펼친 수십 차례의 공연에서 입증했듯이 슈가볼의 음악에는 맹목적인 광팬도 없고, 작정하고 덤비는 안티도 없다. 편하기 때문에 한번 더 들을 뿐이고, 편하기 때문에 한번 더 기억하는 것 뿐. 그들은 음악감상에서 조차 노력하고 스트레스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편하게 즐기고 쉬고 싶을 뿐이다. 여성 멤버들의 연주와 남성 보컬(과 랩)의 구성부터가 기존의 여성 보컬과 남성들의 연주와는 다른 느낌에 한번 더 눈이 가게 된다. 음악을 듣다 보면, 멤버들의 관심 분야가 다양하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JAZZ와 HIP HOP, BLUES, 그리고 FUCKY와 ACID까지 평소 멤버들이 좋아하는 장르가 연습과정 중에 묻어 나와 한 곡, 한 곡 완성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노래 내용의 대부분은 ‘사랑’이다. 공연에서도 자주 언급하듯이, 사랑은 가장 흔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야기 거리이며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이슈이기 때문이란다. 멤버들의 활동 또한 눈길을 끈다. 뮤직비디오 기획에서부터 드럼스쿨 강사, 뮤지컬 음악 감독까지 슈가볼 활동을 제외하고도 멤버들이 문화적인 생산자로서의 면모를 다양하게 보여줘, 그들의 OUTPUT이 다양한 INPUT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슈가볼만의 라이브의 흥겨움이 전해 지지 않아 조금 아쉽지만, 앨범을 통해서 그들의 음악을 어디서든 만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고, 애쓰지 않아도 편안한 그들의 음악이 조금 더 가까워 진 것 같아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듯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