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의 음악은 장르적으로 새롭지는 않지만, 장르의 규칙을 충실하게 재현한다는 의미에서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장르 팬들에게는 규범적인 안정감을, 불특정 다수에게는 감성적인 교감을 전달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이 앨범은 특히 이 계절과 절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앨범이다.
바람의 끝에서 봄내음이 난다. 봄이 왔다고 이야기하는 대신 귀에 살포시 아리야의 음악을 들려준다면 상대방은 아, 봄이 왔구나 금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봄바람에 흔들리며 피어나는 꽃망울은 본 적이 있는가. 모른 채로 지나칠 수도 있는 우리 주변의 작지만 경이로운 순간이 아리야의 피아노 선율에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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