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경험하였습니까?
Member 황형철(g), 오건웅(b), 류광희(d)
지난 2006년 소녀취향 모던 록이 주류였던 음악씬에서 가장 즉흥적이고 원초적인 록음악을 선보인 머스탱스의 도전은 과연 인지도와 생경한 음악이라는 그늘을 뒤로 하고 폭발적인 공연무대와 평단의 찬사로 빛을 얻었다. 으스스한 아방가르드 같기도 하고 심지어 일정한 후렴구에 보컬멜로디도 존재하지 않던 앨범이 얻은 영광은 '한국 사이키델릭의 재발굴' 이었고 잊혀지던 '음악적 남성성에 대한 향수'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선보이는 두 번째 앨범으로 다시 영광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거친 디스토션에 신선함을 녹여 폭발시킨 첫 번째 앨범이 '초심의 록'이라면 [Acid Trip]은 더 파고들고자 하는 날 익은 '원초적 록'의 기운이 지배적이다. 웅얼거림과 포효의 연속이 이어지고 또 다시 기타소리로 이어지는 패턴 없는 음악의 산재. 마치 음반의 8곡이 거대한 하나의 곡이 된 것처럼. 당신이 오래 전 꼭 들어야 한다고 집었던 오래된 LP의 주인공들이 하나 둘 스친다. 강렬한 기타로 시작하는 'Flashback'과 잠재된 포효를 터트리는 트랙 'Burning Ball'. 1집의 수록 곡 'Paraffin'은 좀 더 과감한 편곡을 거쳐 'Paraffin intro'와 'Paraffin'이란 두 곡으로 자리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원초적 록'의 기운을 한껏 받아드린 트랙들이다.
짧지만 지독하게도 긴 음악들이 당신을 정신 못 차리게 어지러운 여행으로 초대할 것이다. 헨드릭스, 샌프란시스코의 밤, 동아시아의 사이키델리아가 낯선 한국이란 불모지에서 그들이 다시 조우한다. 이들의 외침 안에 1집 때 보다 더 독한 포부가 있음은 물론이겠다. 이 음반을 즐기느냐 아니냐는 당신이 해야 할 몫이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냥 두지는 말아라. 선언하건대, 대한민국 마지막 남은 진정한 '수컷의 음악'일지도 모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