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와 같은 음악, 시와표 음악
시와는 소위 천재로 떠받들여지는 뮤지션도 아니고 격정이나 똘기로 무대 위에서 시선을 모으는 뮤지션도 아니다. 요즘 인디신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어쿠스틱 기타로 혼자 공연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중에서 시와표 음악이 가진 특징은 오히려 '평범함'이라 할 수 있겠다.
평범함이라는 단어를 써서 시와의 팬들이 마음 상해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은 평범한 음악이다. 좋아하는 생활은 평범한 생활이다. 좋아하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다. 아닌가? 나는 그렇다. 포스 풍기며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보다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좋다.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지는 사람.
시와의 음악이 바로 그러하고 시와라는 사람 자체도 그렇다. 앨범 제목 [시와,]에서 볼 수 있듯 그 음악은 쉼표와도 같다. 시와 음악이 주는 휴식은 허리가 풀어질 정도로 푹신한 고급 소파가 주는 편안함이 아닌, 단정하고 조그만 나무 의자가 주는 편안함이다. 가식이 없고 솔직하고 진정성이 있는 음악.
그런 단정한 노래가 네곡 들어있다. 조금은 청승맞고 많이 솔직하다. 그 청승과 솔직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가사와 곡을 쓴 시와 본인이 정말 그렇게 믿고 있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멋있어 보이는 글귀를 가사에 넣는 건 쉽지만, 그게 진정한 자신의 소리가 아니라면 허무한 울림일 뿐이다.
시와의 공연을 보면 큰 음량이나 무언가 특이한 장치 없이도 듣는 사람에게 좋은 정서적 감흥을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고로 다시 말을 달리 쓰자면 평범한 '특별함'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시와의 음악의 팬이다.
2007년 11월 21일 새벽 6시 동료 뮤지션 오지은 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