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 Rush, Eric Andersen의 고즈넉한 시정(詩情)!
Graham Nash, Neil Young등에서 느껴지는 포크록의 감성(感性)!
전곡에 넘치는 담백함과 우아함으로 국내외 포크 마니아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는 마지막 숨은 보석 마이클 코헨 3집.
정제된 시적인 노랫말과 함께 깊이 있는 서정을 담아낸 포크 음악의 진수!!
오랫동안 포크 음악을 사랑해 온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포크 곡을 판별하는 저마다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팝 음악의 영역 속에서 포크(Folk)로 분류되는 음악, 즉 모던 포크(Modern Folk) 음악들이 지니는 가장 큰 미덕은 무엇일까? 그 역사나 발전과정을 비추어 본다면 노래 속에 담긴 메시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겠지만, 때론 음악적인 가치나 음악성보다도 그 아티스트만이 지닌 고유의 분위기가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좀 더 단순하게, 좀 더 낮은 곳에 내려 앉아 무색무취의 담백함으로 노래하기. 단, 멜로디는 아련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쪽으로.... 나만의 취향일지도 모르겠지만, 오랜 시간을 포크 음악에 투자해 온 많은 골수 포크 마니아들이 이와 비슷한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특히 내공의 정도가 깊을수록 더 단순하고 더 낮게. 이런 취향을 가진 이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한 명의 포크 아티스트가 바로 마이클 코헨이다. 미국 뉴욕 출신의 포크 싱어송라이터 마이클 코헨은 석 장의 앨범을 통해 골수 포크 마니아들에게 알려져 있는 숨은 보석 같은 존재이다. 1973년 자주제작으로 <Mike Cohen>이라는 제목의 데뷔 앨범을 발표한 그는 같은 해 스미소니언 협회(Smithonian Institute)의 포크 레이블인 Folkways Records를 통해 두 번째 앨범 <What Did You Expect>까지 연달아 공개했다. 소수의 포크 애호가들 사이에 마이클 코헨 최고의 명곡으로 알려진 'Gone'이라는 노래를 수록하고 있는 이 앨범은 동성애에 관련된 음악 중 고전적인 명반 중 하나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실제로 이 앨범의 LP에 붙어 있는 스티커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Songs sensitively & honestly dealing with the experiences of being gay, written and sung by this brilliant young artist." 그래서 그는 동성애자 음유시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1976년 세 번째 앨범인 <Some Of Us Had To Live>를 역시 같은 레이블에서 발표했다. 자주제작으로 발표한 데뷔 앨범은 여간해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희귀음반이 되었고, 단지 Folkways Records에서 발매된 2, 3집을 CD로 구할 수는 있지만, 이 앨범들의 LP는 중고음반 시장에서도 쉽게 구하기 힘든 고가의 음반들이다.
아쉽지만 마이클 코헨에 대한 소개는 여기까지가 끝이다. 극소수의 포크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회자되어 왔던 마이클 코헨에 대한 자료는 거의 전무한 상태나 다름없다. 간단한 바이오그래피도 만나 보기가 힘들고, 미국에서 조차 앨범에 들어 있는 정보들 외에는 그에 대한 이렇다 할 이야기를 듣기가 힘들다고 한다. 다만 동성애에 관련해 가장 먼저 거론되는 아티스트 중의 한 명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때문에 Folk Masterpiece Collection으로 소개되는 마이클 코헨의 2, 3집 앨범은 그의 음악을 찾던 포크팬들에게는 대단한 사건이자 뜻밖의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Folk Masterpiece Collection의 첫 번째 주자로 뽑힌 마이클 코헨. 더구나 동시에 국내 발매되는 그의 앨범 <What Did You Expect>와 <Some Of Us Had To Live>는 그의 음악을 궁금하게 여겨왔던 애호가들에게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선물이 될 것이다. LP슬리브 디자인으로 발매되는 이번 앨범들은 오리지널 LP에 들어 있는 북클릿까지 재현해서 담아내고 있다. 그 안에는 펜으로 그린 그림들과 함께 수록곡들의 가사가 담겨 있다. 손으로 쓴 예쁘장한 필체의 가사들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중고 LP콜렉터라면 느껴 보았을 음반 커버와 내지에서 나는 독특한 그 냄새가 느껴질 것만 같다. 특히 이 세 번째 앨범 속의 북클릿은 <What Did You Expect>의 그것보다 뛰어난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또 하나의 선물은 음질이다. 여러 차례의 심혈을 기울인 리마스터링 끝에 뛰어난 음질을 구현해 내어 Folkways의 CD보다 훨씬 뛰어난 소리로 이 귀한 포크 아티스트의 음악들을 감상 할 수 있다.
<What Did You Expect>앨범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덜한 앨범으로 알려져 왔지만 <Some Of Us Had To Live>앨범에 담겨 있는 곡들의 면면은 그렇지 않다. 전작에 비해 더욱 정제된 시적인 노랫말과 함께 보다 깊이 있는 서정을 담아내고 있다. 우리나라 포크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 온 몇 몇 아티스트들을 들어 말하자면, 톰 러쉬(Tom Rush)의 나지막한 무게감과 에릭 엔더슨(Eric Andersen)의 고즈넉한 시정, 그리고 그래험 내쉬(Graham Nash)나 닐 영(Neil Young)이 보여주었던 예민한 감성을 두루 갖춘 마이클 코헨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글머리에 언급한 골수 포크 마니아들의 가슴을 움직일 만한 담백함에 포크 음악으로서 가질 수 있는 우아함까지도 느낄 수 가 있다. 'Poison Dart', 'The Riddled Song', 'Oracle(on Main Street)', 'Spend Your Love With Me'와 같은 트랙이 흐르는 대목에서 곡 제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들지만, 특별한 곡을 따로 지목하기보다는 수록된 모든 곡들이 저마다의 분위기를 지니고 그 빼어남을 자랑하고 있다. 음악적인 원숙함과 함께 더욱 낮은 곳으로 이동해 노래하고 있는 마이클 코헨의 세 번째 앨범 <Some Of Us Had To Live>. 뚜렷하게 뇌리에 박히는 명곡을 담고 있는 음반은 아니지만 앨범 전체적으로는 전작 <What Did You Expect>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다. 어쩌면 단순함과 담백함을 추구하는 골수 포크 마니아들에게는 더욱 깊은 감흥과 만족을 선사할 앨범이 아닌가 싶다. 시리즈의 첫 번째 아티스트를 마이클 코헨이라는 포크계의 숨겨진 아티스트로 선택한 Folk Masterpiece Collection.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의 어떤 앨범으로 포크 애호가들의 가슴을 두드릴지 기대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