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hris Dedrick, 그는 정녕 누구란 말인가!
브라이언 윌슨 : “내가 처음 프리 디자인을 접한 것은 스마일 앨범 마스터 유실 후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있을 무렵이었습니다. 그 절묘한 화성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그들만큼 혁신적인 밴드는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마마 카스 : “크리스 데드릭과 그의 프리 디자인이 당시에 크게 조명 받지 못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들의 음악은 내가 살아있을 적 만난 가장 멋진 음악이었지요.”
아트 가펑클 : “내가 첫 솔로 앨범을 준비하던 그 해에 나는 발표되지 못했다는 Chris Dedrick의 <Wishes>앨범의 마스터 음원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나의 앨범 <Angel Clare>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것은 다름아닌 Chris Dedrick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엘튼 존 : “그는 실로 가슴을 뛰게 만드는 남자!”
홍대 앞 bar ‘Byrds’ 김영준 사장 : “레슬링은 안토니오 이노키, 캔커피는 네스카페, 소프트록은 단연 크리스 데드릭!”
눈치 채셨겠지만 위의 인터뷰들은 가상의 인터뷰입니다. 하지만 당대의 굵직굵직한 천재 뮤지션들이 크리스 데드릭의 재능을 흠모했을 거라는 상상은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근거가 뭐냐구요?
2. 아니, Chris Dedrick의 유일작 [Wishes]가 도대체 어떤 음반이길래..
시부야 열풍의 주역, 코넬리우스로 알려진 게이코 오야마다가 자신의 레이블 Trattoria를 통해 Free Design의 음반을 재발매 하며 그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은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비단 먼 외국의 이야기뿐인 것은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90년대 후반 홍대앞의 음반숍을 중심으로 스페인의 레이블 ‘시에스타’의 사근사근한 음반들이 큰 유행을 탔던 것을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에스타 유행에서도 그 중심엔 단연 밴드 Free Design이 있었지요.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초까지 총 7장의 음반을 발표한 그들은 당시로서는 상업적인 실패를 맞았으나 90년대에 와서야 재조명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올뮤직 가이드에서마저 그들의 상업적인 실패는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라고 단언하고 있는 그들의 음악은 이제서야 섭섭하지 않은 대접을 받는 듯 합니다. 이런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2001년에는 재결성 음반을 근 30년만에 발표하기도 했으니까요. 헌데 이들의 매니아임을 자청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그들의 디스코그래피 중 궁금해 하던 음반이 하나 있습니다. 밴드의 브레인인 크리스 데드릭의 72년작 솔로 음반이 바로 그것이죠.
72년 크리스 데드릭은 미국에서의 생활에 염증을 느껴 프리 디자인의 활동을 접고 캐나다로 거취를 옮겨 자신의 솔로 음반을 기획하기에 이릅니다. 허나 녹음을 마치고 스튜디오 비용을 지불하지 못한 그는 마스터 음원을 스튜디오에 맡겨 놓게 됩니다. 그 후 그는 영화음악 등의 작업을 맡으며 벌어들인 돈으로 마스터를 되찾게 되었으나 발매시기를 놓친 후라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몇 년이 지나고 크리스 데드릭의 솔로 앨범은 잊혀진 프로젝트가 되고 말았죠. 비트볼의 초정밀 정보망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Free Design 시절의 사운드를 재현하고 있는 <Brown Horizon>, 가슴 깊은 곳을 기어이 후벼 파버리고야 마는 <My Whole Life Through>, 그리고 우리 레이블의 오랜 음악 친구 BIJORN 'The Swedish Vibrator' OLSSON이 제일로 꼽는 <Blue Hill Day>등 매력이 가득한 노래들이 CD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만, 이 음반의 곡들을 트랙별로 일일이 소개하는 일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Free Design이 당시 유니크한 바로크팝의 전형이었다면 Chris Dedrick의 본 앨범은 다소 AOR(Adult Oriented Rock)의 성인취향에 가까이 간 듯한 느낌입니다. 죠니 미첼이 살짝 발을 담그고 지나갔달까요, 길의 저 편으로부터 반 다익 팍스 같은 천재(혹은 천재지변)가 걸어와 피하지 못했달까요. 한편으론 아트 가펑클의 초창기 솔로 음반들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하구요. 사실 직접 듣지 않고서는 아무리 설명을 해봤자 감이 오지 않으실겁니다. 무슨 수로 이런 좋은 음악을 말로 설명한단 말입니까…
3. 왜 비트볼이죠?
네. 미발표 상태이던 그의 음반이 비트볼을 통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보관중이던 마스터를 찾게 되고, 그와 직접 접촉하여 인터뷰를 요청하는 등, 이 음반이 비트볼에서 발매 되기까지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저희는 이 음반을 자랑스럽게 소개(proudly presents)합니다. 여기 비트볼 뮤직에서 프리 디자인의 리더 크리스 데드릭의 솔로 음반이 드디어 발매되었습니다. 그 외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