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를 올려 놓고 플레이 버튼을 누른지 1분 30여 초. 하지만 웅얼대는 소리만 잠깐 스쳐갈 뿐,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불량인가? 하는 순간 사람 놀래키기로 작정한 듯 터져 나오는 때려 부술 듯한 사운드. 시원하고, 스트레이트하고, 과격하다. 게다가 뭔가에 굉장히 분노해 있는 것 같다. 바로 퀸즈 오브 더 스톤 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의 세 번째 음반, [Songs For The Deaf] 얘기다.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런 음악을 ‘스토너 록(Stoner Rock)’이라고 부른단다. 이건 또 무슨 음악인가. AMG에서 퀸즈 오브 더 스톤 에이지를 찾아보니 Hard Rock, Heavy Metal, Alternative Metal, Stoner Metal로 분류해 놓고 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자국인 미국은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와 조쉬 홈(Josh Homme)이라는 거대 다이아몬드 광산의 가치를 알아채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채굴권을 영국에게 넘겨준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하여 [R]과 같은 앨범이 차트를 정복하지 못했는지. 이들에게 과연 무엇이 모자랐던 것인지. 끝을 달리는 팝 감각과 자신만만 혹은 오만한 락큰롤 애티튜드, 구석구석 숨어든 재치와 유머 그리고 덤으로 꽤 불경한 도발까지(솔직히 락 앨범이 너무 스마트하고 스탠다드하면 재미없지 않는가), 그 모두를 갖춘 흠잡을 곳 없는 락 앨범 [R]이 왜 그러지 못했는지. 최근 끝을 모르고 침몰하고 있는 락 씬을 용감무쌍하게 구제해줄 수 있는 마지막 나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