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발매된 씬 리지(Thin Lizzy)의 다섯 번째 앨범 [Fighting]은 전작인 [Nightlife]에서 선보였던레트로 풍의 블루스나 컨트리 사운드에서 벗어나 본연의 하드 록 스타일로 재무장하려 했던 씬 리지의 결연한 다짐이 드러난 앨범이다
타이틀 트랙인 ‘Fighting My Way Back’의 노랫말에서 들어볼 수 있는 것처럼, 이 앨범을 통해 씬 리지는 거칠고 ‘스트레이트’한 본연의 록 사운드로 되돌아가려는 모습을 강하게 어필한다. 또 씬 리지의 트윈 기타리스트 스콧 고어햄(Scott Gorham)과 브라이언 로버트슨(Brian Robertson)은 이 앨범에서부터 비로소 하드 록 그룹 씬 리지의 정체성에 어울릴 만한 기타 콤비네이션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앨범의 세 번째 트랙 ‘Suicide’에서 스콧 고어햄이 보여주는 약간은 뒤틀린 듯하면서도 긴장감이 넘치는 기타 사운드는 이러한 록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씬 리지의 록 클래식으로 유명한 앨범 [Fighting]이, 박력 넘치는 록 사운드의 명곡들을 간직한 채 ‘디럭스 에디션(Deluxe Edition)’으로 새롭게 발매될 예정이다.
이번 디럭스 에디션에는 다양한 방송 실황과 재 편곡 버전의 노래들이 실리면서 씬 리지의 풍부한 록 사운드를 더욱 다채로운 양식으로 채워주게 되었다. 먼저, BBC의 DJ이자 레코드 프로듀서 겸 저널리스트였던 존 필(John Peel)과의 1975년 방송 퍼포먼스로 ‘Half Caste’, ‘Rosalie’, 그리고 ‘Suicide’와 같은 곡들이 채워지게 되었다.
또 ‘Ballad Of The Hard Man’, ‘Song For Jesse’, ‘Leaving Town’, 그리고 ‘Wild One’과 같은 곡들이 연주곡 버전으로 새롭게 추가되면서 이번 디럭스 에디션의 트랙 리스트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기존 앨범에서 탄탄한 로큰롤 사운드를 보여주었던 ‘Wild One’의 연주곡 버전은 [Fighting] 앨범에서 씬 리지가 펼치고 있는 록 사운드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드럽고 편안한 포크, 혹은 컨트리 스타일의 음악이 돋보였던 전작 [Nightlife]에 비해, 날카롭고 긴장감 넘치는 트윈 기타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 [Fighting] 앨범은 록 씬에서의 씬 리지의 대중적 인기를 한층 더 끌어올린 작품이 되었다. 한때 특정 방송인에 대한 헌정곡이라 해서 정작 방송에서는 잘 들어볼 수 없었던 밥 시거(Bob Seger)의 명곡 ‘Rosalie’ 역시 씬 리지의 이 같은 인기몰이에 힘 입어 원곡보다 더 큰 주목을 받게 되기도 하였다. (이 노래는 CKLW라디오 방송국의 뮤직 디렉터인 로설리 트럼블리[Rosalie Trombley]를 위한 헌정 곡이다.)
이처럼 [Fighting] 앨범은 근골이 탄탄한 록 사운드로 무장한 채 록팬들의 인기를 끌어안는 씬 리지의 출세작이 되었고, 그 다채로운 클래식 록큰롤의 면모는 이번 디럭스 에디션의 발매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수 있게 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