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번지르하고 기름졌고, 허황됐고 치기어리고 그래서 결국 섹시한 락엔롤의 부활 포니(Pony)의 첫 싱글 [왼편에서].
* 치밀한 계산을 집어 던진 리버틴즈,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식의 섹시한 은유가 공존하는 밴드 포니!
거리의 소년들이 자신에게 처한 문제거리를 좀 더 직접적으로 표출하기 위해, 혹은 가볍게 여자아이를 꼬셔보기 위해 기타와 베이스와 드럼이라는 무기를 들고나온 음악을 락앤롤이라 부른다면, 또한 번지르르 기름졌고, 허황됐고, 치기 어리며 그래서 결국은 섹시한 음악을 락앤롤이라 부른다면, 포니의 음악은 그 범주에 포함 될 수 있는 훌륭한 예일 것이다. ?최은아
포니!, 그들은 대한민국의 어느 거리를 쏘다니는 소년들이었다. 그들이 쏘다니던 21세기 초반의 그 거리는 전자음과의 연애를 본격적으로 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누구도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죽어버린 듯 했던 거리의 록큰롤은 리버틴스와 프란츠퍼디난드, 클락슨스 같은 뉴 록(New Rock) 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종교배에 의해 새로운 활력을 되찾았다. 사실 락엔롤은 그 탄생부터 복잡하고 진보적이고 지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거리의 사운드 였던 것이다.
멍하고 퀭한 눈을 가졌던 소년들은 하나 둘 세포를 살려내 비틀즈 초기의 사운드나 스미스의 사운드, 랭보의 시처럼 좀 더 날 것 그대로의 세상을 담아내보자 하는 신념아래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게 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싸우고 사랑하고를 되풀이 해오던 최상민(v)과 김원준(g). 여기에 강샘(d), 이동욱(베이스)이 가세하며 라인업이 완성됐다.
밴드 포니는 날 것의 싸운드는 물론 시드바렛의 해괴함, 고르끼의 풋풋한 서정성, 스미스의 로맨티시즘까지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 아래, 현재 라이브 씬을 주름잡고 있는 갤럭시익스프레스와 문샤이너스의 공연 오프닝등을 담당해 나가며 엄청난 언니부대를 양산해 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말쑥하고 댄디한 외모, 치기어린 시니컬함은 누나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데에 50%의 공헌을 했다. 실제로 밴드 포니로 본격 활동 하기 이전 시절, ,모 의류브랜드의 화보사진 등을 통하여 먼저 이들을 접하고 우연히 이들의 공연을 목격한 루비살롱의 여 실장은 이들의 적극 스카우트를 강력히 요구한 광팬이자 열혈 스토커였던 것이다 .
이렇듯 지대한 관심속에 발매되는 포니의 첫 싱글은, 물씬 풍겨오는 날 것 그대로의 락앤롤을 기본으로 다양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선사한다. 마치 시드바렛이 노래하는 느낌을 전하는 첫 곡 '왼편에서'는 반어적으로 표현된 가사의 연속 나열을 통해 뒤바껴 버린 세상에 대한 메타포를 표현하고 있다. 매우 신나는 느낌이지만 가사에서 전해지는 감수성은 멜로디에 철썩 들러붙어 약간의 현기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도시인이 꿈꾸는 하룻밤의 현실도피 휴가를 표현했다는 '밤새 미친 사랑을 나눠요'는 사랑에 대해 보다 원초적으로 접근하여 표현한 곡으로 강렬한 리프와 몽롱한 보컬로 인해 대도시의 한 밤중 풍경과 이미지가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포니는 연인과 사랑을 나눌때 혹은 먼 곳으로의 도피를 꿈꿀때 꼭 옆에 챙겨둬야 한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사랑스러운 트랙 '뻔샤인'은 보컬 최상민이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를 위해 만든 곡으로, 킹스오브컨비니언스, 엘리엇스미스류의 따스한 포크 록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강아지를 위한 곡답게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를 가사와 개짖는 소리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본인은 중국어와 영어를 합친 신조어라 말하지만 글쎄 이것은 어느나라 말 일까.
최근 인디음악의 경향이 지나치게 사운드의 실험이나 개인적 내상을 다루는 동형동색의 색깔을 띤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포니의 음악은 우리가 거리를 지나가며 보고 듣고 느끼던 일상과 맞닿아있지 않을까. 아마 벌써 기쁘게 자신의 거리에 녹여낸 사람도 있을 것 이다.
글ㅣ 루비살롱 레코드 공작단 : 노랑트위티와 페루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