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의 Dorfmeister와 Rupert Huber의 듀오 Tosca!
불교의 ‘선’을 테마로 한 매력적 사운드의 다운템포 라운지!!
Dorfmeister라는 이름은 이제 한국의 일렉트로 팬들에게도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다. Peter Kruder와 함께 K&D (Kruder & Dorfmeister)란 이름으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마에스트로는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통해 일렉트로 음악 매니아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고, Rupert Huber와 콜라보레이션을 이루는 Tosca 역시 그 중 하나이다. Dorfmeister와 Rupert Huber는 학창 시절 같은 학교에서 인연을 맺었는데, 졸업 후 Rupert는 차츰 보다 실험적인 음악에 빠져들게 되고, Dorfmeister는 Peter Kruder와 함께 K&D를 만들어 활동하게 되며 '93년에 설립된G-stone 레이블에서 음악적 중추에 서게 된다. 이렇듯 각자의 길을 가던 두 사람이 94년에 다시 만나 결성한 그룹이 Tosca이다. 팀명도 팀명인데다 97년에 내놓은 데뷔 음반의 타이틀도 ≪ Opera ≫여서 사전지식이 없는 이라면 푸치니의 오페라를 떠올릴 수도 있겠으나, 실제 내용물은 그와는 전혀 달라서 트립합/다운템포/누재즈 등을 베이스로 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결성 당시 그저 ‘재미 삼아’ 즉흥적으로 만든 이 팀이 뜻밖에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Tosca는 꾸준히 음반을 내며 현재까지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 Opera ≫ 발매 후 약 3년 만에 내놓은 음반인 본 작 ≪ Suzuki ≫는 동양의 ‘선’(禪/Zen)을 테마로 한다. 앨범명 Suzuki는 Shunryu Suzuki(스즈끼 슌류-스즈끼 선사라 칭한다)의 이름을 딴 것으로 그는 50년대에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을 중심으로 일본 선을 본격적으로 전파했던 선승이다. (스즈끼 다이세쯔와 함께 일본 선불교를 서방에 알린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고..) 멤버들이 실제로 일본 선불교에 매료되었던 것인지 어떤지는 확실치 않다. 허나 이들이 이 앨범을 통해 마치 불교의 선 수행이 내면의 성찰을 통해 자아와 자아를 둘러싼 현세에서의 평화로움을 얻게 하듯, 음악을 매개체로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건조한 일상과 말초적이고 직관적인 쾌락에 찌들어있는 도시인들에게 마음의 휴식을 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앨범의 전체적인 튠은 이에 걸맞게 적당히 릴렉스한 분위기와 함께 미묘하게 풍기는(결코 노골적이지 않은) 동양적인 정취, 그리고 초현실적인 심상이 어우러진 매혹적이면서 환상적인, 혹은 관능적이기도 한 사운드의 다운템포 라운지로 청자들의 귀와 영혼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인도자의 역할을 하려 하는 듯 하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으로 스즈키 선사에게 헌정하는 곡인 ‘Suzuki’, 멕시코의 거장 예술가 Gabriel Orozco(가브리엘 오로츠크)의 이름을 딴 곡인 ‘Orozco’, 동양적이면서 관조적인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타이틀 ‘Ocean Beat’ 외에도 잘 만들어진 다운비트, 칠아웃 음악들을 담고 있는 웰메이드 다운템포/라운지 음반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