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개이면 허공으로 선로는 기울고 벗겨져 녹이 슬어 발이 걸린다 끝없이 이어진 레일이 보이는지? 아침이라고 하는데 앞은 칠흙 같은 어둠 전차도 오지 않는 승강장에서 서성이는데 머리는 깨질듯이 아프고 거울도 조각나고 어떻게 된 일인가 생각해봐도 모든 것이 다 거짓으로만 보일 뿐
그래, 빌딩의 그림자에 꽁꽁 숨어있어도 발견되지 녹색의 비가 내리는 걸
눈앞에 떨어졌다, 뭐가 떨어진 걸까, 주위는 새까맣고 머리는 새하얗게 아무 생각도 안 나 내일의 한숨, 두 번째의 한숨, 무너져 내린 벽에서 새신부가 춤을 추고 전차의 기적 소리와 함께 내 눈앞으로 두 개의 빛이 다가온다 그 빛들을 돋보기로 모아서 빌딩의 그림자가 타기를 기다려야지
그래, 빌딩의 그림자에 꼭꼭 숨어있어도 별 수 없어
아주 오래 전에 네가 그린 풍경을 찾아 이렇게 멀리까지 왔건만 네 그림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그 이유를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어 또 어긋나버렸군
죽음의 신이여, 나를 지옥으로 데려가 주세요, 그런데 어디가 지옥인 걸까 이 세상은 너의 것이지만 조금은 나에게도 나눠줬으면
네가 그린 경치를 찾아 이렇게 멀리까지 왔지만 네 그림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그 이유를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어 또 어긋나버렸나 봐
내일의 한숨, 세 번째의 한숨, 아침이라고 하는데 앞은 칠흙 같은 어둠 파란 구름에서 녹색의 비가 내려 빨갛던 기분도 새하얗게 된다
양달에 눕고 응달에서 뒹굴뒹굴 머리에 떠오르는 말은 또 거짓말들 뿐 문의 저편을 노리고 손잡이를 돌리면 반대쪽 태양의 뒷면과 달의 뒷면의 좁은 틈에서 날쌔게 날아오르는 것은 레인보우 버터플라이 더러워지긴 했어도 혼자서 날아가네
걸으면 뛰어오른다, 마치 올챙이처럼 다시 날아오른다, 지옥으로 떨어지는 구멍도 풀 죽은 태양 때문에 따뜻해지지 않는 창가에 추위를 참지 못하고 부딪히고 너와 나의 시선의 틈에서 날쌔게 날아오르는 것은 레인보우 버터플라이 더러워지긴 했지만 혼자서 날아가네, 맑은 날도 오겠지
늘 그랬던 것처럼 오로라도 보이겠지? 눈을 감으면 오로라도 보이겠지? 작은 목소리로 부르고 있어 그래도 아직 잠이 오지 않아
레인보우 버터플라이 창은 열려있는데, 밖은 추울까? 더러워지긴 했지만 혼자서 날아가 잡히진 않을 거야, 맑은 날도 올 거야 이 노래는 너를 위한 자장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