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호승의 서정성과 가수 안치환의 음악적 진정성이 빚어낸 시노래 음악의 정수
지친 삶을 위로하고 위안과 희망, 그리고 소통을 노래하는 ‘눈물 젖은 손수건’ 같은 음악
안치환 9.5th 앨범 <정호승을 노래하다> 발매
고단한 인생을 짠하게 노래한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시인 정호승의 시낭송 <연어>,시가 담고 있는 그리움과 쓸쓸함을 유장한 가락에 담아낸 신곡 <풍경달다>등 15곡 수록
안치환, <정호승을 노래하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가객 안치환이 시인 정호승의 시로 만든 노래들을 한데 묶어 만든 음반<정호승을 노래하다>가 오는 12월 2일 전국에 발매된다. 김남주 시인 헌정앨범 <6.5집-나와 함께 이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이후 두 번째로 발매되는 시노래 음반 <정호승을 노래하다>는 시인 정호승의 서정성과 가수 안치환의 음악적 진정성이 빚어낸 시노래 음악의 정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음반에는 고단하고 야속한 인생을 향해 원망하듯 쏟아내는 안치환의 칼칼한 음색이 돋보이는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푸른 바다’ ‘고래’ ‘청년’ 그리고 ‘사랑’ 등 가슴 뛰게 하는 말들이 곧게 뻗는 안치환의 음색과 잘 어우러진 신곡 <고래를 위하여>, 시가 담고 있는 그리움과 쓸쓸함이 유장한 가락에 담긴 신곡 <풍경달다>, 안치환의 예전음반에 수록되었던 곡들을 재편곡․구성한 <강변역에서> <우리가 어느 별에서>, 이미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곡을 안치환만의 느낌으로 표현한 <이별노래>, 안치환의 대금연주와 어우러진 정호승의 시낭송 <연어> 등 기존에 발표된 시노래 30여곡 중에서 안치환과 정호승이 직접 선곡한 12곡과, 안치환이 새로 작곡한 노래 2곡, 정호승 시인의 시낭송 등 총 15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호승 시인과 함께 이번 시노래 음반을 만들면서 ‘고맙고 편안하고 기뻤다’는 안치환.
오랜 세월 한결 같은 모습으로 낮은 곳에 시선을 두는 시인의 시가, ‘시의 감성’을 잘 살린 그의 음악적 작업과 만나 사람들을 위로하고 지친 삶을 다독이며 또 다른 희망과 위안을 얘기하고 ‘소통’을 노래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깊이에서 우러나온 진정성이 돋보이는 ‘눈물 젖은 손수건’ 같은 이번 음반은 우리 대중가요의 서정성을 회복하는데 소중한 기폭제가 될 작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시의 정신과 노래의 몸이 만나 꾸는 또 다른 꿈, 소통...
정호승 시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에밀레종소리를 안치환 노래에 비유하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 언젠가는 안치환 공연장에서 문득 에밀레 종소리가 들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치환의 노랫소리는 그 종소리와 닮았다. 그가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를 때는 마치 ‘마이크라는 종메‘를 들고 ’노래라는 에밀레종‘을 힘껏 치는 것과 같다. 그 이후 나는 ’안치환이라는 종‘의 종소리를 내기 위한 항아리가 되고 싶었다. ... 한 사람 시인으로서 시를 통해 그의 음관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기쁜 일인가. 아마 이번에 ’안치환 9.5‘가 나오게 된 것은 바로 그런 나의 염원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남주 시인의 옥중시 ‘저 창살에 햇살이’로 시작된, 고인이 된 시인과의 소통부재 ․ 일방통행 ․ 외사랑으로 외롭고 어둡고 슬펐던 첫 시노래 음반 작업 <6.5집 - 나와 함께 이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김남주 시인 헌정 음반)과 달리 2008년, 정호승 시인과 함께 시노래 음반 작업을 하면서 ‘고맙고, 편안하고 기뻤다’ 라고 얘기하는 안치환의 고백은 시가 시인의 품을 떠나 가슴을 울리는 노래가 되고, 그 노래가 누군가의 눈물과 상처를 닦아줄 수 있는 ‘소통’을 이제는 꿈꿀 수 있다는 ‘안도’의 표현일 것이다.
슬픔과 사랑, 기다림으로 희망과 위안을 노래하다
시는 그의 마음 속 서정을 이끌어내는 힘이다. 이번 음반에는 ‘푸른 바다’ ‘고래’ ‘청년’ 그리고 ‘사랑’ 등 가슴 뛰게 하는 말들이 곧게 뻗는 안치환의 음색과 잘 어우러진 <고래를 위하여>, 시가 담고 있는 그리움과 쓸쓸함이 유장한 가락에 담긴 <풍경달다> 등 신곡 두 곡과 지난 86년 결혼하는 친구를 위해 만들었던 축가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연가인 <우리가 어느 별에서>, ‘슬픔’과 ‘기다림’을 노래했던 6집 수록곡 <강변역에서>와 7집 수록곡 <수선화에게> 비욘드 노스텔지어에 수록되었던 구전가요 <맹인부부가수> 등 기존에 안치환 음반을 통해 발표된 바 있는 노래들이 새로 편곡되어 수록되었다. 또한 2001년 시노래모임 나팔꽃에서 발표된 바 있는 <인생은 나에게 술한잔 사주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눈물꽃>, 1984년 이동원이 발표했던 <이별 노래> 등 다른 뮤지션이 발표한 적이 있는 곡들이 진지한 통찰을 통한 그만의 음악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안치환의 또 다른 음악적 색깔을 보여주게 될 이번 음반은 슬픔과 쓸쓸함, 사랑과 기다림을 노래하지만 그 속에 희망과 위안이 있는 마음을 보듬어주는 그런 시노래가 될 것이다.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 빈 호주머니를 털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하여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
이번 음반의 타이틀 곡인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는 고단한 인생을 가슴 짠하게 노래한 시에 붙인 곡이다. 야속한 인생을 향해 원망하듯 쏟아내는 안치환의 칼칼한 음색이 시의 느낌을 오롯이 잘 살렸고 시작과 곡 사이 사이를 채우는 아코디언 연주가 노래의 맛깔스러움을 더한 노래이다.
‘시’와 ‘노래’로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선물
정호승 시인도 말한 적이 있듯, 안치환은 위안의 가수이고, 우리 시대의 고통의 눈물을 닦아주는 치유의 노래꾼이자 가난한 영혼의 가수이다. 쉽지만은 않았던 외로운 음악의 길을 자기만의 고집과 감성에 기대어 꿋꿋하게 외길을 걸어온 소나무 같은 그의 음악 속에는 늘 따뜻한 연민이, 아픈 사랑이, 버거운 시대적 상황이 함께 했고 대중들은 그의 노래를 통해 위안과 위로를 받곤 했다.
삶의 깊이에서 우러나온 진정성이 돋보이는 ‘눈물 젖은 손수건’ 같은 이번 음반은 우리 대중가요의 서정성을 회복하는데 소중한 기폭제가 될 작업인 동시에 올 겨울 우리 가슴 속 응어리와 눈물 상처를 닦아줄 수 있는 따뜻한 ‘위로’의 선물이 될 것이다.
덧붙여...
안치환은 <정호승을 노래하다>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를 12월 26일~27일까지 성균관대학교 새천년홀에서 밴드 ‘자유’와 함께 꾸밀 예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