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다큐 ‘워낭소리’의 기세가 놀랍다. 개봉 20일만에 10만명을 돌파해 국내 독립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상업영화계가 불황으로 신음하는 동안 나온 반가운 소식이다. 지금까지 한국 독립영화 흥행 1위는 2007년 ‘우리 학교’(5만5000명·공동체상영 제외)다.
‘워낭소리’는 평생 땅을 지켜온 팔순 촌부와 그의 동반자인 마흔살 소의 이야기.속도전에 밀려 사라져가는 것들, 노동하는 아버지 세대에 바치는 가슴벅찬 송가다.
경력 15년의 방송사 독립PD 출신인 이충렬(43) 감독은 현장에서 쌓은 내공과 대중적 감각으로 단숨에 관객을 사로잡았다. “방송 PD로서는 실패한 인생”이었지만 제작비 1억원의 첫 극장 영화로 ‘대박’난 데 남다른 감회를 숨기지 않았다(‘워낭소리’는 5만명이 손익분기점이다)...
저 멀리 언덕 귀퉁이에서 아련히 방울 소리가 들려온다 늙은 소의 턱 밑에서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워낭소리다. 바짝 마른 몸에 힘겨운 한발을 내딛는 소만큼이나 작고 늙은 할아버지가 수레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덜거덕거리는 수레도 제 안방마냥 단꿈 꾸는 할아버지는 그 누구보다도 평안해 보인다. 주파수를 잃어버린 고물 라디오에선 희미하게나마 옛 가요가 흐르며 그들의 배경음악이 되어준다. 그 곳엔 할아버지와 그의 오랜 친구, 늙은 소 뿐이다. 거동이 불편.....
이 영화를 서울 중앙시네마에서 보게 된 경위는 이렇다. 우선 여동생이 빅뱅 콘설에 가는데 엄마가 요즘 세상이 험하다며 같이 가줄 것을 은근히 종용하셨다. 나는 그럼 서울에서 뭐하나, 표도 없는데~ 싶었는데 서울 간 김에 그럼 영화나 봐야겠다 해서 피씨방에 들어가서 그 와중에 검색을 했다. 일반 영화관에서 하는 건 다 봤으니 인디 영화나 고전 영화 상영하는 곳 있으면 가서 보려고. 첨엔 놓친 게 아쉬워서 그거 볼까 하다가 상영하는 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