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탁을 아는가? 얼마나 아는가? 노랑머리 서문탁? 남자로 오해 받는 서문탁? 복싱하는 서문탁? 올해로 데뷔 10년이 되었는데도 서문탁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노래 한번 들어보지 않고, 그녀의 공연 한번 보지 않은 채 데뷔 때의 이미지로, 이름의 강렬함으로 ‘그녀는 남자 같을 것이다. 무서울 것이다.‘ 그렇게 치부된 채 그녀의 음악마저 매니아들만을 위한 음악인양 구석 한 켠으로 밀쳐져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보컬리스트로서의 재능을 발견하는 순간 그렇게 간단히 그녀를 설명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녀는 분명 롹커다. 표현의 도구를 많이 가진 롹커다. 다시 말해 샤우팅만 할 줄 아는 롹커가 아니라는 뜻이다. 발라드, 블루스 ,재즈, 펑키 등 보컬이 강조되는 종류의 음악은 못하는 게 없다. 그녀의 음반들엔 이러한 음악들이 차곡차곡 실려 있다. 물론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영국 출신의 유명한 롹커 로드스튜어트의 재즈 커버 앨범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도 분명 롹커다. 하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재즈를 재탄생시켰다. 그게 바로 훌륭한 보컬들만이 가능한 작업인 것이다. 서문탁은 그런 면에서 로드스튜어트와 닮아있다. 그녀의 음반을 들어보면 그 모든 음악들을 자신만의 색깔로 새롭게 재탄생시켜 놓았다. 그야말로 서문탁 스타일인 것이다. 과연 국내 가수 중에 이 많은 종류의 음악을 자신만의 색깔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수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많은 가수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보컬리스트로 인정받으며 사랑받는 가수는 드물다는 걸 잠깐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서문탁은 국내에 없어서는 안 될 보컬리스트 중 한사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롹음악이 대세가 아니라서, 혹은 그녀의 외형적 이미지 때문에 그녀의 재능이 평가절하 되어져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오히려 보컬리스트로서의 서문탁의 진가는 해외에서 더 먼저 인정받고 있다. 2007년 일본 뮤지컬 제작사 KyodoTokyo에서 제작한 ‘Tommy`에 출연해 원작에서 티나터너의 역할이었던 ’Acid Qeen` 의 역할을 맡게 된 계기, 그리고 2008년 닛폰호소 제작 뮤지컬 ’HEDWIG And the angry inch‘(이하 HEDWIG)에 출연하게 된 계기 역시 그녀의 무대를 본 일본 주최 측의 섭외 요청에 의해서였다. 특히 뮤지컬 ’HEDWIG‘은 일본 유명 배우이자 ’HEDWIG‘의 주인공을 맡은 ’야마모토 코지‘ 가 서문탁의 무대를 보고 직접 섭외를 요청했던 것이다. 한국인들을 타겟으로 한 뮤지컬도 아니고, 그 무대에 서기위해 어떤 홍보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문탁이 두 무대에 서게 된 건 다름 아닌 바로 그녀의 ‘노래소리’ 하나였던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