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장을 향해 불이 붙기 시작한 도화선
우리의 전통 문화는 지금의 세대가 관심이 적어서 그렇지, 매우 뛰어나며 사람을 즐겁게 하는 요소가 매우 탁월한 즐거운 놀이를 많이 포함한 문화이다. 그 전통 문화 중 난 마치 포커 게임의 가장 좋은 수를 뽑아들 듯 자랑스럽게 "마당놀이"라는 우리의 흥겨운 유희를 소개한다. 판소리의 사설이나 여러가지 전해져오는 이야기들을 창이나 타령과 함께 지금의 뮤지컬처럼 진행하며, 이 마당놀이의 장점은 보는 사람도 옆에서 "얼쑤"라고 추임새를 맞춰 주는 등 관객의 참여가 자유롭다는 것이다. 요지는 함께 즐기는 문화라는 것이다.
왜 이런 길고 산만한 마당놀이에 대한 설명을 굳이 한 이유는, 여기 탁주(막걸리) 같이 걸쭉한 목소리의, 지금 이 음악을 들을 여러분과 한 자리 신나게 놀고 싶어 하는 랩퍼가 디지털 싱글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감사한다는 뜻을 가진 이름의 메르시란 랩퍼가 짜놓은 마당놀이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01. 입을 열다(Feat. G-SOUL)
Beat: 몽환적 느낌의 샘플이 깔리는 가운데, 날카로운 느낌이 나는 비트가 규칙적으로 펼쳐진다. 인트로로서 제목인 "입은 열다"처럼 아퀴 비트의 색깔에 대해 설명을 하듯 깔끔한 터치가 인상적이다.
Lyric: Gea Time이란 디지털 싱글로 이미 소개된 바 있는 G-Soul이 메르시의 이번 싱글에 대해 길잡이를 하듯 말문을 연다. 두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라는 G-Soul의 당부에 바로 이어 이 싱글의 주인공인 메르시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이야기가 시작될테니 집중하기를 권한다. 상당히 긴 시간을 이 싱글의 수정 작업에 보냈기에, 두 사람의 협주와 같은 랩이 그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해 칼을 갈았음을 보여준다.
02. 도화선
본 디지털 싱글의 메인 타이틀이다. 앞서 언급했던 마당놀이 같이 신나고 정겨운 느낌의 비트가 깔리는 가운데 걸쭉한 메르시의 목소리가 펼쳐진다.
Beat: 희망적인 느낌의 상쾌한 샘플들이 펼쳐진다. 특히 중간 부분의 변주랄까? 하프시코드의 느낌을 주는 샘플이 양쪽을 번갈아가며 귀를 타고 흐르면, 뭐랄까? 기분이 전환되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무언가 힘을 내라는 당부를 하는 듯한 비트 제작자의 의도가 느껴지는 비트다.
Lyric: 불이 붙기 시작했기에 꺼지지 않는다는 강한 의지가 돋보인다. 삶이란 끝없이 배우는 과정이다. 메르시라는 랩퍼 자체의 인생에 대한 성찰과 멈춰있지 않고 무언가 큰 폭발을 일으킬 (물론 긍정적인 방향의 폭발이다) 준비를 하는 도화선 같이 여러분의 심장에 공감과 개혁의 큰 울림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가사가 좋음.
03. 시끄럽지만 괜찮아(Feat. Somalia)
Beat: 피아노 샘플은 잔잔해서 좋을 때도 있지만 이 곡의 경우처럼 약간 긴장이 높은 상태로 진행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Groove한 피아노 샘플이 깔리는 가운데 적당한 무게의 드럼킷이 흥겨움을 돕는다. 진지함과 흥겨움의 중간 정도를 잡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Lyric: 메르시의 흥겹고 굵직한 목소리도 매우 좋고, 특히나 다음 아퀴 정규 앨범의 주인공인 소말리아는 마치 기대의 수준을 더욱 올려보라는 듯 안정감 있는 랩핑을 선보이고 있다. 마지막 부분의 스캣 송 같은 메르시의 "Da La Da La"는 앨범의 마무리에 여운을 실어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골치 아픈 세상이지만 내가 같이 생각하고, 답이 없는 속에서도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겠으니 당신도 당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오라는 권유를 담고 있는 가사이다.
끝으로.
총제작자인 P.Plant에게 이 디지털 앨범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P.Plant는 "희망"이라고 답했다. 사실 여러가지 이유에서 삶이라는 것이 빡빡하고 암담하게 느껴질 분이 많을 것이다. 이 앨범이 "그런 분들을 위한 위안"이라는 측면에서 완벽한 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같이 생각해보고 같이 답을 찾자는 권유에 여러분이 조금은 솔직해 졌으면 한다.
"희망"이란 것은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최고로 좋은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