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곡 [한달에 한번, 루씨]는, 한 헤어 디자이너를 향한 짝사랑의 아픔을 제법 절절한 멜로디 속에 녹여낸 전형적인 락발라드 곡이다.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명곡 중의 명곡인 피아졸라의 [Libertango]를 모티브로 하여 탱고와 클래식, 그리고 락이라는 세 가지 이질적인 장르를 절묘하게 넘나들며 나름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두 번째 곡 [백일기념일]은 알콩달콩 키워나가는 사랑의 행복감을, 발라드와 펑크락으로 맛깔스럽게 버무려낸 퓨전 넘버이다. 지난번 1집에서 본의 아니게 소외(?)되었던 20~30대 여성들에게 바치는 헌정가이기도 하다.
마지막 곡 [선천성 심심 증후군]은 28s의 1집을 기억하는 매니아들을 위해 준비된 곡으로서 28s 특유의 단순 무식 솔직 담백함이 물씬 묻어나는 노래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는 동안, 마침내 심심함의 절대 경지에 이르고야 만다는 아주 감동적인 스토리를 걸걸한 보컬을 통해 용암처럼 토해낸다.
수록된 음악들의 색깔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밴드의 멤버 구성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살짜쿵 젊은 여성 베이시스트가 팀에 합류하면서, 기존의 다소 투박하고 딱딱했던 팀 이미지가 한결 날렵해졌다는 평이다. 나머지 멤버들은 고령의 핸디캡을 이겨내고 여전히 건재하다.
데뷔 이후 빈약한 방송 활동과 뜸한 연주 활동 속에 주색을 벗 삼아 세월만을 낚아왔던 28s가 새로운 음악과 새로운 얼굴을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의 몸짓을 보여줄 수 있을지 한번 시큰둥한 심정으로 지켜볼 일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