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gain Hymns
우리는 매우 익숙하게 찬송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멜로디가 시작되면 그것은 주문처럼 변하여서 우리의 의식과는 별개로 입에서 흘러나오는 때도 많습니다.
찬송가는 우리의 입에서는 익숙했지만, 그 내용과 곡조는 우리에게서 멀게만 느껴져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현대적인 언어로 바뀐 찬양의 노래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또 불려지고 있습니다. 새롭고 신선한 곡조와 내용을 통해 우리를 지루하게 만드는 익숙함을 넘어서 시대와 함께 호흡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익숙함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익숙함, 즉 현대적인 것에 대한 익숙함의 추구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새롭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것으로 이해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든지 그 두 가지는 함께 있을 수 있으며, 그 공존의 방식은 우리의 인식 여부와는 관계없이 일상의 삶에 깊이 베어져 있습니다.
때때로 우리가 겪었던 예상치 못했던 즐거움과 깨달음에 대해 숙고해 보면 이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찬송가 역시 불려지고 들려지는 매순간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을 창조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흘러넘치는 찬송가 앨범들 속에서 또다시 찬송가앨범을 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익숙한 느낌과 새로운 느낌이 얼마든지 공존 가능하며 그런 음악이 주는 역동성이 드러나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을 가지고 앨범을 기획하고 제작하였습니다. 이것을 위해서 몇 가지 악기를 가지고 시도한 약간의 변형은 아마 그런 저의 의지가 의도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여겨도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앨범을 위해 찬송가에 대해 공부하고 가사를 다시한번 숙고하는 중에 얻게 된 즐거움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처음 신앙을 전해주었던 선교사님들과 그것을 받아들였던 이 땅의 믿음의 선배들의 절개와 겸손이 담긴 가사표현과 내용은 매우 절제되고 압축되어 있었습니다.
도리어 그것이 현시대에 경험하기 쉽지 않은 놀라운 감격을 전해 주었습니다. 비록 완전하지는 못할지라도 이 앨범이 그것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기를 소박하게 바랄 뿐입니다.
* 프롤로그
내가 어릴적 작은 카세트앞에서 무반주로 찬송가를 불러 녹음하시고는 들어보고 지우고 또녹음해서 들어보시곤 하던 엄마.... 엄마의 그 재미나 보이던 찬송가 녹음을 이제는 내가 하게 됐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노래는 찬송가임을 가르쳐주셨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잘 불러보고 싶은 것이 찬송가 인데 막상 녹음을 시작하니 가장 어려운 것이 찬송가 인것 같습니다. 가사의 한구절 한구절이 어찌 그리 아름답고 또 깊이가 있는지...저의 모든 표현력을 다 쏟아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3년 대학생들과 함께 미국투어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부름 받아 나선 이 몸’을 작곡 하신 이유선 선생님을 만나 뵈었었습니다. 그 때 기억이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미소를 가지신 천사 같은 분이셨습니다. 선생님 앞에서 투어를 간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한목소리로 ‘부름받아 나선 이몸’을 불렀었습니다. 우리의 찬양에 많이 기뻐하시고 좋아하셨었는데...이제는 하늘나라에 가신 그 분과의 만남이, 저에게는 이 앨범을 만들게 된 또다른 계기가 되었습니다.
‘부름 받아 나선이 몸’을 부를 때 다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주 예수 대문 밖에’ 를 부를 때 마다 느끼게 되는 부끄러움과 ‘내 맘의 주여 소망 되소서’의 희망을 담은 간절함.... 나도 모르게 ‘주님 찾아 오셨네’를 부를 때는 손에 힘이 들어가고 미소가 지어집니다. 아.... 이 모든 것을 노래로 표현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나는 아직 너무 부족합니다. 그러나 부르는 동안, 녹음하는 동안 은혜 주신 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며 다시 부르는, 또 다시 부를 찬송가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 장윤영
[앨범리뷰]
1. 신자 되기 원합니다. 463 voice 장윤영 (Afro-American Spiritual)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온 흑인 노예에게서 발생한 영가, 1748년∼1756년사이 데이비스라는 한 장로교인이 버지니아에서 설교를 하고 있는데 한 흑인 노예가 와서 “Lord, I want to be a Christian" (선생님, 나도 기독교인이 되기 원합니다. 라고 한데서 유래한 흑인영가라고 한다. 장윤영의 무반주 목소리로 부른 Intro 소품곡.
2. 내 맘의 주여 소망 되소서 484 피리 김선영 (Traditional Irish Hymn)
아일랜드 전통 멜로디의 찬양을 국악으로 새롭게 해석하여 부른 곡이다. 국악기 피리의 소리가 감동과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소망의 찬양이다.
3. 주 예수 대문 밖에 535 (W.W How 사 , J.H. Knecht & E. Husband 곡)
“볼지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이 말씀에 근거해 쓰여진 아름다운 찬송시에 붙여진 이 찬양이다. 깨끗한 피아노 연주와 담백하고 절제된 보컬이 어우러진 곡.
4. 주님 찾아오셨네 534 Cello 이가영 (F.L. Sheppard 사, C.L. Naylor 곡)
그 동안 레코딩 된 적이 많지 않은 찬양곡이다. 양방언의 음악에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분위기로 편곡되었다. 국악적인 분위기와 팝적인 분위기가 어우러져 힘 있는 찬양으로 재해석 되었다.
5. 양의 문 박수영 곡.
6. 주 안에 있는 나에게 370 (E.E. Hewitt 사 , W.j. Kirkpatric 곡)
박수영씨의 개성있는 창작연주곡 양의 문과 ‘주안에 있는 나에게’ 를 붙여서 한곡의 느낌으로 만들었다. 장윤영1집의 ‘주안에 있는 나에게’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훨씬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곡으로 연주 되었다.
7. 예수 나를 오라하네 324 (E.W. Blandy 사, J.S. Norris 곡)
장윤영의 앨범에는 1집부터 부르심에 관련된 찬양이 많이 있어왔다. 이번에도 부르심에 관련된 찬양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한곡으로 주님이 부르실때에 주님과 함께 겟세마네 동산까지 가겠다는 의지와 결단이 담긴 감동적인 찬양이다.
8. 곧 오소서 임마누엘 104 Oboe 이미연 (Latin Hymn , Adapt. from Plain Song Arr.by T. Helmore)
중세시대로 기원을 두는 오래된 대강절 찬양으로 오랜찬송의 분위를 내기위해 클래식적으로 편곡하여 불렀다. 오보에와 듀엣을 하듯이 교차되어 연주되는 부분이 매력적인 찬양이다.
9. 만세 반석 열리니 494 (A.M Toplady 사, T.Hastings 곡)
이 찬송은 영국의 톱레이디 목사가 그의 신학적 적수였던 웨슬리와의 신학적 논쟁중에 생긴것이다. 톱레이디 목사는 그가 주간이었던 에 웨슬리가 주장하는 신자의 ‘성결’에 대해서 논박하는 글을썼다 엄격한 칼빈주의자인 그는 신자가 죄를 짓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웨슬리의 주장을 반격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성결한 신자를 위한 살아서와 죽을때의 기도”라는 제목으로 그의 논설을 마쳤는데 이 찬송은 바로 이 시에서 나온것이다. 이 찬송가는 특별히 그 찬송시가 나온 배경을 기억하며 묵상한다면 더욱 깊이있는 묵상이 될것이다. 그의 찬송시는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로 인해, 우리의 공으로는 갚을 수 없는 은혜에 대해 힘있게 이야기 하고 있다.
10. 거기 너 있었는가 147 (Afro-American Spiritual)
이 흑인영가는 성경의 이야기를 즉흥적인 노래로 해석하는 미국의 흑인노예들의 영가에서 왔다. 이 찬송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십자가의 현장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관련해서 노래하고 있다. 현재의 내가 성경안의 군중이 되어 부르게 되는 이 찬양은 그 가사처럼 애절하지만 또한 마지막의 주님의 부활을 목도한 사람이 되어 그 감격을 노래하게 된다. 피아노와 보컬이 어떤 약속이 거의 없이 하나 되어 연주된 감동적이 곡이다.
11.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323 (이호운 사 , 이유선 곡)
이곡을 작곡하신 이유선 선생님은 불과 몇 년전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천국으로 가셨다. 돌아가시기 몇 해 전 장윤영이 이유선 선생님을 만났던 인연이 있어서 이곡에 애착을 가지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앨범의 전체 주제를 가지고 있는 곡으로 그 가사 한절 한절이 이시대의 우리에게 깊은 도전과 용기를 준다. ‘아골골짝 빈들에도 복음들고 가오리다. 소돔같은 거리에도 사랑안고 찾아가서 종의 몸에 지닌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종의 몸에 지닌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
12. 신자되기 원합니다. 463 Piano 박수영1. 신자되기 원합니다. Intro
장윤영이 무반주로 ‘신자되기 원합니다.’ 를 부르는 것으로 앨범의 시작을 알리고 마지막으로는 같은 곡을 박수영의 연주로 마무리 하며 마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