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 아프리카, 전 세계에서 자연스러움과 순수함이 잠재된 대륙. 이를 모티브로 삼아 장르의 구분 없이 무한한 가능성을 심어주기 위해 결성된 밴드 ‘아프리카’가 정규 1집 음반 ‘Rock N Roll Music’(록큰롤 음악) 발매 기념 콘서트로 15일 팬들과 설레는 만남을 준비했다. 지난 99년 3월에 결성 8년 동안 록 페스티벌과 대학 축제, 라이브 클럽 등에서 800여 차례의 라이브 공연으로 실력을 닦아 내공이 쌓일 대로 쌓였다. 탄탄한 록 내공을 바탕으로 지역을 벗어나 전국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는 본격적인 무대가 펼쳐진다. 여성보컬 윤성· 기타 송인재· 베이스 지정훈· 드럼 정현규 4명이 들려주는 록음악에 몸을 맡겨보자.
이미 3장의 디스코그래피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 밴드지만, 새롭게 발매되는 음반의 타이틀은 셀프 타이틀의 음반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제2의 데뷔’라는 마음자세가 엿보인다. 모두가 공감하듯이 국내에 있어서 락의 활동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더욱 지방을 연고지로 한 밴드가 8년동안 800회 이상의 라이브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은 어쩌면 기적과도 같다.
그리고 이번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이전까지 다소 불안했던 멤버교체의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집결해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는 블루스가 그 바탕에 깔린 하드락을 추구한다. 아프리카의 넓디넓은 대지와도 같이 커다란 스케일을 추구한다는 밴드의 취지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하드락은 어찌 보면 락에 있어서 가장 원초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이지만, 국내에서 정통 하드락을 연주하는 그룹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지금까지 함께 활동했던 밴드의 멤버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결과에 하나 둘씩 음악과는 다른 ‘생업’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밴드는 동요하지 않았다.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파 드러머지만, 틈 날 때마다 드럼 스틱을 쥐고 연습에 매진하는 지독한 '연습벌레’정현규를 중심으로, 재즈에서 락으로 전향해 블루스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밴드의 색깔의 확실하게 규정하는 홍일점 보컬리스트 윤성, 전역 후 그룹 내에 확고한 자신의 자리를 구축한 베이시스트 허우영에, 뉴크 1집에 참여하여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테크닉을 선보였던 기타리스트 송인재가 합류했다. 짧지 않은 밴드의 역사지만, 가히 ‘최강’이라고 표현할 만한 라인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특히 이번 음반에는 국내 헤비메틀의 터주대감 블랙 신드롬의 기타리스트 김재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서포트와 주변의 동료 뮤지션들의 참여도 음반의 퀄리티를 한 단계 높이는데 일조를 했다는 평이다.
‘Hot Time’의 후주부분 현란한 테크닉으로 무장한 엔딩 솔로는 현재 뉴크의 기타리스트 김용진이 자신보다 한기수 위의 선배인 송인재를 위해 헌납했고, 같은 대구출신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제임스의 기타리스트 노형진은 ‘Let's Talk About It’의 인트로 부분 와와를 이용한 절묘한 솔로와 ‘Rock'n'Roll Music’의 도입부와 엔딩 솔로를 담당했다.
음반은 인상적인 드럼의 필인으로 시작하여 꿈틀거리는 그루브감으로 무장한 ‘삶 그리고 땅’으로 포문을 연다. 이어지는 ‘Hot Time’은 197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하는 전형적인 하드락 리프를 가진 곡으로, 리치 블랙모어에 의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두 현을 이용한 리프라인이 돋보인다. 후반부 페이드아웃으로 가려지긴 했지만 현란한 속주를 들려주는 기타리스트는 뉴크의 김용진이다.
‘Homeland’는 블랙 신드롬의 김재만이 작곡한 곡이다. 마치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을 듣는 듯한 단순하고 반복적인 리프를 가진 이 곡에서 보컬의 윤성이 보여주는 창법은 재니스 조플린 - 로버트 플랜트(레드 제플린) - 앤 윌슨(하트)으로 이어지는 블루스에 기반한 하드락 보컬리스트의 놀랄만한 가창력을 충실히 재현해 낸다. 이미 발표된 아프리카의 음반을 소장하고 있는 팬들이라고 할 지라도, 이들의 새로운 음반은 ‘충격’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새롭다는 점에 공감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물이 결코 인위적인 조작이나 대대적인 물량투입에 의해서가 아니라, 각고의 고통을 동반한 밴드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아프리카의 거대한 정글 숲처럼 원시적인 강렬함을 동반한 밴드 아프리카의 음악세계는 더욱 깊고 강력해질 것이다. 그리고 셀프 타이틀의 이번 음반은 바로 그 시작점이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있다.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의 원시적 생명력을 사랑하고, 광활하고 드넓은 대평원을 그리워한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는 이들의 발자국은 언제나 시원의 세계, 아프리카로 향해 있다. 록 그룹 아프리카. 1998년 결성되어 활동 7년 차에 접어든 지역의 중견 그룹이다. 오랫동안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 활동을 해온 리더 정현규(35·드럼)를 비롯해 윤성(27·보컬), 강종택(22·기타), 지정훈(24·베이스) 등으로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 스쿨밴드가 주류를 이루고, 언더 무대에서 조금 지명도를 얻으면 바로 서울 무대로 떠나버리는 지역 풍토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대구에서 음악 외길을 걷고 있다. 이들이 발표한 음반은 모두 6장. 2000년 발표한 첫 독집 음반 '미지'를 비롯한 단독 음반 세 장과 송골매 헌정 음반 등 컴필레이션 음반이 세 장이다.
과감하게 내지르는 하드록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소프트록까지, 대구지하철참사 추모 곡에서 예쁜 사랑 노래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음악을 발표했다.
이들은 록클럽 등 라이브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록 페스티벌, 대학 축제 등 600여 차례의 라이브 공연을 펼쳐 왔다. 동두천 록 페스티벌, 대구 월드컵 기념 행사, 난공불락 페스티벌 등 크고 작은 행사에서 초청받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멤버에게 레슨을 받기 위해 안동, 포항, 대전 등 멀리서 찾아 오기도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