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실 제임스딘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을 시작했으며, 동일한 시기에 사랑을 받았던 트럼펫터이자 보컬이었다. 어딘지 약간은 어설퍼보이는 연주가 특징이었으며, 트럼펫 같은 보컬, 보컬같은 트럼펫이 많은 사람들의 귀를 자극했다. 그러나 사람의 인생을 누가 알겠는가. 그는 마약과 술에 절어 거의 음악생활을 포기해야 했다. 레코딩은 계속 했지만, 돈벌이를 위하여 질 나쁜 트럼펫 소리만 연주했으며, 사람들은 쳇베이커의 존재를 모두 잊었다.
이 앨범은 88년 마지막 콘서트 레코딩으로, 쳇베이커가 평소에 좋아하던 곡들로 채워져 있다. 물론 이제 쳇베이커의 트럼펫 소리는 이빨 사이로 새어나가는 느낌이 역력하다. 원래 쳇베이커는 테크니션이 아니기는 했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재즈를 연주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제외하고도 이 앨범은 절창 중의 절창이다. 젊은 시절의 쳇베이커가 MY FUNNY VALENTAIN을 다소 꿈꾸듯이, 낭만적으로 해석했다면, 이 앨범의 MY FUNNY VALENTAIN은 오직 절망밖에 남은 것이 없는 고독한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고독한 예술가의 크로키. 쳇베이커가 우리에게 준 마지막 선물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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