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춤을 뜻하는 에스페란토의 두 번째 앨범 [Danse Macabre]는 1974년에 발매되었다. 데뷔 앨범의 다소 불명확했던 밴드의 색깔은 앨범을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다한 프로듀서 피터 신필드의 영향이 짙게 느껴지는 이 앨범에 와서 구체화된다. 여러 장르의 조화 속에 보다 더 월등한 프로그레시브 스타일이었다. 재미있는 건 앨범 자켓의 뒷면 "비행장의 라운지, 엘리베이터, 저녁 파티장이나 성적 회합 이후에는 듣지 말라. 가능하다면 8인치 이상의 지름을 가진 스피커로 듣길 바란다." 라고 쓰여진 안내문인데, 이는 앨범의 구석구석을 채워넣은 풍부한 음들을 놓치지 않고 들으라는 뜻이라 해석된다. 실제로 11명의 대형 밴드가 쏟아내는 음들은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놓칠 수 밖에 없다.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인 안정을 도모하는 10분 15초짜리 대곡인 `The Journey`는 밴드의 특징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유난히 아름다운 멜로디를 갖고 있는 `The Castle`,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를 편곡한 앨범의 타이틀곡 `Danse Macabre`의 비장미는 간단히 넘길 수 없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