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너: 두 번째 즉흥 Op.47, 목가적 소나타 Op.56, 잊혀진 멜로디 Op.39 ★★★
연주: 얼 와일드(피아노)
스크리아빈과 라흐마니노프로 이어지는 20세기 러시아 낭만주의 피아니즘의 마지막 계승자 니콜라이 메트너의 피아노 작품을 훌륭하게 연주하기란 대단히 힘들다. 브람스를 연상케 하는 두터운 화성과 보다 치밀해진 멜로디 라인, 복잡한 변주적 요소들이 혼재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 와일드의 메카니컬한 냉정한 터치와 대단히 낭만적인 톤칼라의 이중적인 조화를 통해, 메트너의 풍부한 상상력과 매혹적인 낭만성, 작품마다의 뚜렷한 개성이 한껏 피어난다. 라흐마니노프와 스크리아빈의 장점만을 취한 듯한 거대한 변주곡인 ‘두 번째 즉흥’의 치열함도 훌륭하고, 환희에 찬 듯 변덕스러우며 멜랑콜릭하기 그지없는 ‘목가적 소나타’와 묵상적이면서 감흥에 가득 차 있는 ‘잊혀진 멜로디’ 또한 와일드의 완벽한 비르투오시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대목이다. 1988년 스튜디오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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