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에서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서정성과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형식미를 보다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 두 개가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역설하는 피아니스트 알랭 플라네. 일련의 슈베르트 피아노 시리즈를 녹음하며 쌓아왔던 플라네의 역량이 바로 이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시리즈에서 만개하고 있다. 하이든 고유의 핑거 패시지에서 플라네는 가볍듯 명징한 터치로 흐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한편, 각 악장 마다의 템포 및 리듬을 대단히 일목요연하게 구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플라네가 로코코와 고전주의의 분수령에 선 낭만주의자로서의 하이든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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