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프랑스의 작곡가 세르미시는 죠스캥, 페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당대의 일류 작곡가였다. 오랜 기간 동안 프랑스 궁정성당에서 가수와 작곡가로 활약하였으며 동시대의 또 다른 거장 세르통은 ‘능숙하고 뛰어난 대작곡가’로 그를 기렸다. 12곡의 미사를 비롯하여 많은 폴리포니 종교작품들을 남겼으며 그의 세속가곡들도 민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죠스캥 스타일의 정밀한 모방기법에 정통하였는데 플레인 찬트를 정선율로 사용한 ‘살베 레지나’와 명상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세 편의 테네브레에서 목격되는 성부간의 짜임새나 대위적인 움직임이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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