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발매된 3번과 마찬가지로 나가노는 6번을 통해 감상자가 미처 간파하지 못한 '멜로디 메이커'로서 브루크너의 자질을 다시 환기시킨다. 아다지오 악장에서 2분이 지난 현이 꾸미는 E flat 장조의 멜로디는 자연스러운 호흡과 소리결의 집중력으로 서늘한 감동을 준다. 나가노의 '아름다운 노래'는 1악장의 장엄한 행진이나 3악장의 거인적인 스케르초에서도 투명한 합주의 변용으로 맑게 빛난다. 파노라마처럼 시시각각 악상이 변하는 피날레에서 선율의 흐름이 이처럼 선명하게 드러난 예도 드물 것이다. 베를린 필하모니 홀의 잔향을 완벽하게 컨트롤한 녹음 덕분에 악단의 사운드는 초일류를 자랑한다. 브루크너 6번의 진가르 드러낸 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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