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전설적 음악 교사였던 나디아 불랑제는 24살의 나이에 사망한 그의 동생 릴리의 음악에 대한 열렬한 옹호자이기도 했다. 릴리 불랑제는 허약한 체질과 나쁜 건강, 이른 사망 때문에 그리 많지 않은 작품을 남겼지만 20살의 젊은 나이로 로마 대상을 수상한 작품 <파우스트와 헬렌느>를 비롯한 그녀의 모든 작품이 그녀의 조숙한 천재성을 한결같이 입증하고 있다. 그녀가 남긴 가곡들 역시 아름답기 그지 없는데, 인간의 숙명적 나약함과 그에 따른 비극성을 느끼게 해주는 그녀의 음악 일반의 특성을 여기에서도 여지 없이 드러내 주고 있다. 아름다움의 슬픔이란 이런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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