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를라티와 모차르트는 이탈리아에서, 라벨은 파리 샹젤리제 궁에서 연주한 50년대 초반 실황 녹음으로 미켈란젤리의 젊은 신화를 담고 있는 앨범이다. 영롱한 타건과 기민한 핑거링을 통해 흘러나오는 스카를라티의 벨칸토적인 아름다움과 명징한 호흡은 호로비츠의 그것에 비견할 만큼 역사적이다. 한편 그가 평생토록 사랑했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EMI나 후기 DG 녹음보다 훨씬 개성적인 아티큘레이션과 깨끗한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며 최고의 연주를 보여준다. 이 앨범의 백미는 단연 라벨 협주곡. 그의 EMI 스튜디오 녹음만큼 레코딩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마르케비치와의 호흡 및 예술적 영감은 최고도에 올라있다. 특히 2악장에서의 그 서정은 듣는 이로 하여금 못내 우울하게끔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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