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표되지 않았던 음원만으로 10권까지 계획된, 타라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역사적인 피아니스트 시리즈 가운데 제1탄! 20세기 초반 프랑스 피아니즘의 전통을 수호했던 세 명의 피아니스트, 나트, 라자레-레비, 마이어의 라이브 음원들이 최초로 공개되어 한 자리에 모였다. 가장 먼저 1953년 3월 17일 엘리제궁 실황인 이브 나트의 쇼팽 소나타 2번. EMI의 스튜디오 레코딩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뜨거운 열기는 물론이려니와 더욱 선명해진 나트 특유의 육중한 터치가 만들어내는 비장감은 단연 압권이다. 사소한 미스터치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어법을 견지하려는 나트의 핑거워크에서, 이전 시대의 거장들에게 발견되는 공통적인 위대한 거장성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나타 2번에 관한 훌륭한 명연이 많지만, 이브 나트만큼 정신성과 예술성이 극에서 치열한 만남을 이루는 연주는 없을 것이다. 장송 행진곡 악장에서 탐미적인 악절이 끝난 뒤 포르티시모로 터져나오는 장송 주제가 주는 그 강렬함이란!
명교수였던 라자레-레비의 리리시즘은 또한 어떠한가. 그가 55년에 연주한 슈만의 ‘환상소곡집’은 너무도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나머지, 리히터의 연주를 무뚝뚝한 것으로, 루빈스타인의 연주를 멋이 없는 것으로 평가절하시킬 정도다. ‘Des Abends'에서의 수채화톤의 톤컬러와 절묘한 아고긱, 'Aufschwung'에서의 대범한 스케일과 아카데믹한 디테일의 조화, ‘Warum'에서의 상상력 넘치는 시적 에스프리는 단연 압권이다. 역시 프랑스 피아니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정제되고 볼륨감 있는 톤을 만끽할 수 있는 대목이 바로 마르셀 마이어의 샤브리에. 55년 로마 실황으로 만날 수 있는 샤브리에의 다섯 개의 소품의 이채로움과 ’하바네라‘의 뜨거운 리듬감은 거장 마이어만이 해낼 수 있는 독보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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