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유행했던 ‘라디오 오페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헨체의 두 작품 <시골의사>와 <세상의 끝>을 담고 있다. 이 작품들은 각각 카프카의 단편소설 <시골의사>와 힐데샤이머의 텍스트에 의한 것으로 1950년대에 만든 작품들을 1990년대에 개작하여 최초로 녹음되었다. ‘라디오 오페라’의 경우에는 어떤 시각적인 연기나 장치가 반영될 수 없기 때문에 단순하면서도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가 필수적이었으며, 감정에 쉽게 이입되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음향효과들을 사용해야 했다. <시골의사>의 경우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골의사’와 출연진들의 대사를 통해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고 있으며, <세상의 끝>의 경우에는 더욱 다양한 오케스트라의 효과와 코러스, 출연진의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상의 끝>에서는 작곡가 헨체가 직접 해설을 맡고 있는데 성우보다도 작품의 진의를 가장 정확하게 알고있는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남다르게 느껴지고 있다. 또한 프라이에더 랑의 놀라운 연기와 발성은 그 내용을 알아듣지 못한다 해도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흡입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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