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른톤 와일더가 1931년 발표한 동명의 희곡을 힌데미트 자신이 직접 독일어로 번역하여 만든 단막 오페라이다. 4대에 걸친 열한명의 바야드 가문의 이야기로 90년간 일어나는 한 가족의 삶과 죽음을 그려가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긴 세월의 이야기가 단 한 자리의 성탄절 만찬에 농축되어 엮여지는 구조로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바야드 가문의 순환이 끝나고 오직 한사람이 남아 결혼한 자신의 딸에게서 온 편지를 읽으면 바로 그 편지속의 가족으로 이야기는 옮겨져 새로운 또 하나의 긴 성탄절 만찬이 시작되는 것으로 작품은 끝을 맺는다. 노년의 힌데미트는 “시간의 순한”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사건의 감정곡선을 성악진의 앙상블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했는데, 결국 순환의 끝으로 향하는 불운의 예감을 오케스트라의 표현주의적 색채와 리듬형태를 통해 표출시키고 있다. 세계최초 녹음으로 마지막 우르술라 헤세와 미카엘라 카우네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하모니와 쓸쓸한 대단원이 오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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