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패밀리의 영예로운 일원이었지만, 지나간 시대의 음악적 이상만을 고수하면서 바깥 세계의 변화에 타협하는 현실감각이 결여되어 있던 W.F. 바흐는 궁핍과 실의의 속에서 비참한 삶을 마감해야 했다. 이 음반에 수록된 작품들은 1778/1779년의 힘든 시기에 쓰여진 8개의 푸가와 3개의 소나타이다. 이 작품들에는 작곡가의 자전적 성격과 그가 처한 곤궁한 상황이 극적으로 드러나 있다. 하지만 완벽한 기교, 형식적 대담성, 표현의 심오함이 표면적 우아함과 활기 속에 숨쉬고 있으며, 삶의 달관에서 오는 평온함이 행간에서 묻어난다. 데메이에르의 헌신적 연주는 이런 감정의 전달에 완벽하게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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